[OSEN=이천,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이종준(23)은 올 시즌 생각지 못한 많은 것을 이뤘다. 1군 데뷔부터 포스트시즌 출전까지 커리어 첫 페이지를 멋지게 장식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1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이종준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LG로 이적했다.
NC 입단 후 첫 해는 어깨 부상 재활로 2군에서도 한 경기도 등판하지 않았다. 2021시즌 퓨처스리그 8경기(19⅔이닝) 등판하고 군대 입대했다. 2023년 가을 제대했고, 교육리그에서 참가했다. 이 때 LG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고, LG는 2차 드래프트에서 이종준을 지명했다. 140km 중후반이 빠른 볼을 던져 성장 가능성을 봤다.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마무리 캠프 훈련을 하고 있는 이종준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내 생각보다 훨씬 잘 풀렸다. 어떤 예상을 못 했다. LG 불펜진과 투수진이 2022년과 2023년 워낙 좋아서 처음 2차 드래프트가 됐을 때는 막막했었다”고 말했다.
이종준은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4월 18일 롯데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5월말 2군에 내려가 선발 수업을 쌓다가 8월초 다시 1군에 올라왔다.
이종준은 “수술한 형들, 군대 간 형들 공백이 생기면서 운 좋게도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중간에 한번 고꾸라져서 2군에 갔다 오긴 했는데, 한번 경험하고 내려오니까 뭘 더 준비해야 하는지 알수 있어서 잘 준비해서 올라왔다. 후반기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이상의 자리까지, 필승조라는 호칭이 붙을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 같다. 항상 가비지 이닝만 생각했었는데…”라고 말했다.
8월 8경기에서 9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며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불펜 뎁스가 약했던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은 이종준을 필승조 역할로 투입했다.
그러나 9월에 9경기(7⅔이닝) 9피안타 8볼넷 6탈삼진 8실점 평균자책점 9.39로 부진했다. 9월 21일 두산전에서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4피안타 1볼넷 5실점 대량실점을 했다. 올해 성적은 27경기(26이닝) 1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15였다.
1년 동안 뭐가 좋아졌을까. 이종준은 “구속이 조금 올라왔다. 경기를 던질수록 구속이 조금씩 좋아졌다. 최고 151km가 나왔고, 좋았을 때는 평균 직구 구속이 149까지 나왔다”며 “8월달에는 제구도 나름 좋았다. (타자와) 싸우려 들어갈 수 있었는데, 9월부터 제구가 잘 안 됐다. (필승조) 기회를 주니까, 잘 해내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출전 기회도 받았다.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⅔이닝 4피안타 2실점 평균자책점 27.00을 기록했다. 아쉬운 성적표였다. 이종준은 “긴장되지 않았고 정규시즌과 별 차이 느끼지 못하고 던졌는데, 형들이 얘기하기를 내 얼굴이 하얗게 떠서 긴장된 게 보였다더라. 부모님도 TV로 봤는데, 내 표정이 다 보였다고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종준은 "NC에 남아 있었어도 올해 1군에 데뷔는 할 수 있었을 거라는 자신감은 있는데, NC에 있었으면 가을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내가 던져보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2차 드래프트로 LG로 온 게 저한테는 행운이고,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고 그중에 처음 플레이오프를 해본거라 지금은 경험해본 것만으로도 만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형들이 못해도 기죽지 말라고, ‘너는 뭘해도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는 얘기로 격려해 주셨다. 9월 에 처음 필승조 역할로 나갔는데 사직에서 패전 투수가 되고, 안 좋을 때 그런 얘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9월 19일 롯데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9월 28일 시즌 최종전 삼성전에서 데뷔 첫 승도 기록했다. 5-4로 앞선 4회말 2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았고, 11-4로 승리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종준은 “시즌 마지막 경기였는데, 끝나고 기록지 결과를 보니 내가 승리투수였다. 승리투수인 줄 나도 몰랐다. 승리 기념구를 챙기지 못했다. 코치님들이 미안하다 하시고…첫 홀드 기념구는 갖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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