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인종차별? 자비 없이 영구제명...'손흥민 피해에 소극적' 토트넘과 다른 확실한 조치→프랑스 언론, ''혐오에 대응하겠다는 의지 보였다'' 호평
입력 : 2024.11.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칼랑(싱가포르), 조은정 기자]

[OSEN=정승우 기자] 이강인(23, PSG)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팬이 서포터 그룹에서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파리 생제르맹(PSG) 구단은 한국 선수 이강인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팬을 영구제명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사과했으나, 소용이 없었다"라고 보도했다.

PSG는 지난달 28일 열린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1 9라운드에서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를 상대로 '르 클라시크' 더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 전인 10월 26일 PSG 선수단은 공개 훈련을 진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강인을 향한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했다.

프랑스 현지의 여러 매체에 따르면, 공개 훈련에 참석한 한 팬이 이강인에게 다가가 '중국인(chinois)'이라고 언급했다. 소셜 미디어에는 이 장면이 그대로 공개됐는데, 해당 팬은 이강인에게 "이봐! 중국인!"이라고 외쳤다. 이강인은 이를 제대로 듣지 못한 듯 웃으며 팬과 하이파이브를 나누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프랑스 매체 '온즈 몬디알'은 이 사건에 대해 "끔찍한 행동이다. PSG 팬이 이강인을 '중국인'으로 부른 것은 절대 축구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PSG 바이브'는 해당 영상을 게시하며 "PSG와 마르세유의 경기를 앞두고 팬들이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훈련장을 찾았지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선수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르 트랜스페르' 또한 "한 팬이 이강인에게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했다. 이강인은 모욕을 당했다"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내에서도 이번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강인이 '중국인' 소리를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페인 RCD 마요르카에서 활동하던 당시, 훈련 중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에게 "치노(Chino)"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마요르카 구단이 해당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치노'는 스페인어로 ‘중국인’을 의미하는 단어로,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표현으로 쓰이곤 한다. 스페인에서 성장한 이강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고, 인종차별에 관해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팬은 다시 한번 이강인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SG는 "우리 구단은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도 용납하지 않는다. 해당 팬은 즉시 선수에게 사과했고 영구 제명 처리됐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르 파리지앵은 "이번 사건을 통해 PSG는 인종차별과 혐오에 맞서 계속해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며 PSG의 적극적인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강인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황희찬 같은 한국 선수들도 인종차별을 경험했다.

토트넘 홋스퍼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여름 한 TV 프로그램에서 "손흥민과 한국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발언을 해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기소되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PSG와 달리 구단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벤탄쿠르의 발언은 명확한 인종차별이었지만, 토트넘의 대응이 지연됐다. 비록 벤탄쿠르는 사과를 했으나, 구단의 공식 발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이는 과거와는 다른 대처 방식이었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던 한 크리스탈 팰리스 팬은 경기장 3년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손흥민을 상대로 인종차별 행위를 한 노팅엄 포레스트 팬도 벌금과 함께 3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처벌을 받았다. 2022년, 첼시 팬이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행동을 했을 때는 경기장 출입이 무기한 금지되었다.

토트넘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토트넘보다 FA가 먼저 나섰다. 영국 'BBC'는 지난 9월 "FA는 E3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벤탄쿠르를 기소했다. FA는 벤탄쿠르의 행동이 부적절하고 모욕적이었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국적이나 인종과 관련된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위반으로 간주된다고 기소문에 명시했다"라고 보도했다.

주장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에도 불구하고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팬들에게 씁쓸함을 안긴 토트넘과 달리 PSG는 빠르고도 확실하게 인종차별 행위에 조치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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