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한용섭 기자]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외야수 숫자가 부족하다. 포스트시즌에서 부상 당한 삼성의 구자욱(무릎), 김지찬(발목)이 잇따라 낙마했기 때문이다. 정예 4명(홍창기, 이주형, 윤동희, 최원준)만 남았다. 외야 경험이 있는 내야수 신민재가 긴급 상황에는 외야수로 뛴다.
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과 쿠바의 평가전.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아쉽게 김지찬 선수가 프리미어12에 출전을 못하게 됐다. 한국시리즈에서 발목을 다쳐서, 검진 결과가 전치 3-4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외야수 4명으로 간다. 내야수 신민재가 외야수 경험이 있어 급하면 신민재가 외야로 나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급한 상황’이 곧바로 쿠바와 경기에서 나왔다. 좌익수 홍창기-중견수 이주형-우익수 윤동희가 선발 출장했다. 6회 홍창기가 빠지고 최원준이 교체 출장했다.
그런데 윤동희가 7회와 8회 잇따라 팔과 손목에 투구를 맞아 잔부상이 우려됐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8회말 수비, 2루수로 선발 출장한 신민재가 중견수로 자리를 옮겼다. 좌익수 이주형-우익수 최원준과 함께 외야 수비에 나섰다.
중견수 신민재에게 8회말과 9회말 두 이닝 동안 타구는 한 번도 날아가지 않아, 신민재의 외야 수비는 보지 못한 채 경기는 끝났다.
경기 후 신민재는 “팀(LG)에서 외야수로 뛴 경험이 있다. 중견수가 편하긴 하다. 오늘 하나 잡아봤어야 하는데, 오랜만에 나가긴 했는데 이전에 해봐서 크게 이질감은 없었다. 올해는 사직 원정에서 외야수 다 쓰고 없어서 좌익수로 한 번 나갔다. 그렇다고 내가 스타팅으로 외야를 나가는 것도 아니고, 이 정도면(1~2이닝) 충분히 괜찮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신민재는 대표팀 합숙 훈련에 소집되고서 외야 수비도 함께 해왔다. 신민재는 "합숙 시작하면서 지찬이 오기 전부터 외야가 5명 밖에 없으니까, 혹시 모를 상황에 준비하자고 코치님이 얘기하셔서 외야 수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같이 (평가전에서) 좀 나가봤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런 상황이 되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야수로 투입될 경우 수비 부담은 없을까. 신민재는 “부담감 얘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다 부담은 될 거다. 그걸 해내야 선수가 된다고 생각하고, 일단 나갔으면 자기 자리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재가 외야로 나가야 되는 상황 자체가 없는 것이 대표팀에 제일 좋을 것이다. 신민재가 외야수로 투입된다는 것은 대표팀에 안 좋은 상황일거다. 신민재는 “(외야로 안 나가야) 우리가 이기고 있지 않을까. 아니면 아예 크게 이기고 있어서, 오늘처럼 교체되는 것 외에는. 2루수로만 뛰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신민재는 첫 대표팀이다. 그는 “재미있다. 일단 구단에서 시즌 때 하는 것보다 훈련량도 많기는 한데, 새로운 선수들이랑 할 때도 방망이 치는 것도 재미있고, 수비하면서 2루에서 병살 플레이를 하면 다른 선수들 공 받아보면서 ‘이 선수 공은 어떻게 오는구나’ 보고.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타격은 오늘 해보니까 이제 한 두 경기 더 하면 될 것 같다. 공은 잘 보이는데 아직 약간 반응이 늦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조금 늦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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