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FA 투수 장현식(29) 영입전의 승자가 됐다. 경쟁이 붙은 끝에 중간투수로는 파격적인 52억원 전액 보장 계약을 따냈다.
LG는 11일 장현식과 4년 총액 52억원 계약을 발표했다. 계약금 16억원, 연봉 총액 36억원으로 52억원 전액 보장 조건이다. 옵션을 하나도 걸지 않았다는 점에서 LG가 장현식에게 얼마나 진심을 보였는지 알 수 있다. 장현식은 B등급 FA로 LG는 전 소속팀 KIA에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와 전년도 연봉의 100% 또는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장현식의 연봉은 1억6000만원이다.
장현식은 이번 FA 시장에서 뜨거운 매물로 떠올랐다. 올해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가치를 끌어올렸고, 대부분 팀들이 불펜난에 시달리며 경쟁이 붙었다.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지난 10일 롯데와 4년 최대 54억원(보장 44억원, 인센티브 10억원)에 잔류하면서 장현식의 시장 차기가 더 치솟았다.
원소속팀 KIA는 적정선을 지키기 위해 장현식에게 처음 제시한 조건에서 상향 조정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다른 팀들이 경쟁했고, LG가 최종 승자가 됐다. 그결과 중간투수로는 역대급 대우인 4년 52억원 전액 보장이란 대박 계약이 나왔다. 보장 금액만 따지면 마무리 김원중보다 좋은 대우를 받았다.
역대 FA 시장에서 마무리가 아닌 중간 불펜으로 최고액 계약은 안지만이 갖고 있다. 2014년 11월 삼성과 4년 총액 65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35억원, 연봉 총액 30억원으로 전액을 보장받았다.
당시까지 안지만은 12시즌 통산 279경기(28선발·728⅓이닝) 33승15패10세이브102홀드 평균자책점 2.82 탈삼진 636개를 기록했다. 통합 우승 4연패를 달성한 삼성 왕조 철벽 불펜의 핵심으로 웬만한 마무리 이상 존재감을 보여줬다.
안지만 이후로는 누구도 50억원은 물론 40억원도 넘보지 못했다. FA 시즌 중간으로 보낸 투수를 기준으로 안지만과 장현식을 제외한 FA 계약 총액 순위는 2024년 LG 함덕주(4년 38억원), 2015년 한화 권혁(4년 32억원), 2016년 LG 이동현(3년 30억원), 2012년 두산 정재훈(4년 28억원), 2013년 삼성 정현욱(4년 28억6000만원), 2023년 키움 원종현(4년 25억원), 2012년 롯데 이승호(4년 24억원), 2019년 키움 이보근(3+1년 19억원), 2024년 KT 주권(2+2년 16억원), 2021년 SSG 김상수(2+1년 15억5000만원), 2015년 KT 김사율(3+1년 14억5000만원), 2020년 LG 진해수(2+1년 14억원), 2016년 한화 심수창(4년 13억원), 2018년 한화 안영명(2년 12억원), 2012년 SK 임경완(3년 11억원), 2020년 송은범(2년 10억원), 2021년 삼성 우규민(1+1년 10억원) 순이다.
장현식은 단숨에 40억원대를 뚫었다. 안지만 이후 10년 만에 중간투수로는 역대 두 번째 50억원 이상 대박 계약을 따냈다. 장현식의 11시즌 통산 성적은 437경기(30선발·592이닝) 32승36패7세이브91홀드 평균자책점 4.91 탈삼진 520개. 누적니나 비율로 봐도 10년 전 안지만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나이가 29세로 FA 당시 안지만보다 2살 더 어리고,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 리그가 불펜난에 빠진 덕분에 장현식의 가치가 급상승했다. 최근 4년 연속 54경기, 52이닝 이상 꾸준히 던지는 내구성도 보여줬다. 이 기간 홀드 전체 4위(74개)로 꾸준하게 활약했고, 시속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구위형 불펜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가장 중요한 올 시즌 성적도 좋았다. 75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5승4패16홀드 평균자책점 3.94 탈삼진 75개로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모두 나와 5이닝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홀드 1개를 챙겼다.
LG도 팀 사정도 장현식을 필요로 했다. 2023년 전원 필승조에 가까운 불펜을 구축한 LG는 구원 평균자책점 1위(3.43)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마무리 고우석이 미국으로 떠나고, 필승조 함덕주가 팔꿈치 수술에 따른 재활로 자리를 오래 비웠다. 정우영, 박명근, 백승현 등 기대했던 젊은 불펜들이 흔들리면서 구원 평균자책점 6위(5.21)로 떨어졌다.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이에 LG는 FA 시장에 나온 장현시을 주시했다. 내부 FA로 선발 최원태가 나왔지만 아직 협상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장현식을 먼저 잡았다. LG 구단은 장현식과 계약 후 ‘뛰어난 구위와 제구력이 검증된 중간투수로 이번 시즌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잘 보여줬다. 우리 구단의 불펜 운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에서 성적 상승도 최근 4년간 잠실구장에서 34경기(31⅓이닝) 1승2패3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2.87로 호투했다.
장현식도 “좋은 기회를 주신 LG 트윈스 구단에 감사드린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KIA, NC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는 LG 트윈스 팬분들에게 많은 사랑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LG 트윈스의 좋은 선후배 선수들과 함께 최고의 성적을 만들어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계약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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