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오프시즌 최대 과제를 마무리 지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핵심 불펜 듀오, 김원중과 구승민을 차례대로 잔류시켰다. 그러면 롯데는 아직 길고 긴 오프시즌을 이대로 지나치는 것일까.
롯데는 지난 10일, 김원중과 구승민의 계약을 발표했다. 먼저 마무리 김원중과 4년 최대 54억원(보장금액 44억원, 인센티브 1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뒤이어 구승민과 2+2년 최대 21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12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내부 FA 단속에 성공했다.
각각 구단 최다 세이브, 최다 홀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구단 역사상 최고의 불펜 듀오들을 한꺼번에 붙잡으며 한숨을 돌렸다. 올해 불펜진 때문에 고생했기에 두 선수가 가장 필요했던 구단이 롯데였다.
두 선수를 잡는데 75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투자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롯데인데, 이제 외부 FA에 눈을 돌릴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롯데는 외부 FA 시장에 그리 큰 관심이 없다. 어쩌면 이대로 FA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 모기업의 사정이 썩 좋지 않은 편이고 또 샐러리캡도 감안해야 한다.
지난해 내부 FA였던 안치홍(한화)과도 샐러리캡 사정 때문에 별다른 협상 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롯데다. 올해 ‘윤고나황’으로 불리는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등 새로운 코어 자원에 트레이드 복덩이인 손호영 등 연봉 상승 요인이 다분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2년 전 FA로 영입한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박세웅 등 고액 연봉자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외부 FA에 거액을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항간에는 마지막 ‘A등급’ FA이자 통산 78승을 거둔 선발 자원 최원태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냐는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롯데는 최원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구단 내부적인 판단과 사정 모두 고려하면 ‘롯원태’는 없을 전망. 한편, 최원태는 원 소속구단 LG와 12일 처음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남은 것은 C등급 FA들. 보상에 제약이 없고 연봉 규모도 거물급 선수들보다 현저히 낮기에 영입을 타진할 수 있다. 현재까지 C등급으로 계약에 성공한 선수는 2명. 우규민이 KT와 2년 총액 7억원에 계약했고 최정이 SSG와 4년 110억원에 잔류했다. 시장에는 내야수 서건창, 외야수 김헌곤 김성욱, 투수 김강률 임정호 문성현 등의 C등급 선수들이 남아있다.
전력을 엄청나게 끌어올릴 수는 없지만, 선수층을 강화시켜 줄 선수들이다. 알짜 매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롯데는 이들 C등급 FA에 대해서도 관망할 예정이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C등급 FA 선수들은 시간을 두고 봐야할 것 같다. 시장의 흐름을 볼 것이다. 만약 시간이 흘러서 가격대가 낮아진 채로 시장에 나왔다고 하면 그때는 좀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일단 롯데는 내부 FA 단속과 함께 내실을 다지고 있다. FA 신청을 포기한 진해수도 붙잡는다는 입장. 아울러 일본 미야자키 수비 강화 캠프 및 트레이닝 캠프 등을 진행하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선수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수비 캠프, 트레이닝 캠프, 지바 롯데와의 교류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다른 프로그램들을 생각하는 게 있다”라며 “선수의 부상 방지와 성장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까지 고민하고 있고, 또 다른 보강 방법도 고민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