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타이베이(대만), 이후광 기자] 주최국 대만의 홈 텃세 속 첫 경기 전날이 돼서야 타이베이돔 훈련을 배정받은 류중일호가 2시간 만에 새로운 환경 적응을 마쳤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2일 대만 타이베이의 타이베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비 최종 훈련에 나섰다.
지난 8일 결전지 대만에 입성한 대표팀은 9일 타이베이 티엔무야구장에서 첫 현지 적응 훈련을 실시한 뒤 10일 같은 장소에서 대만 프로팀 웨이치안 드래곤즈와 연습경기(5-1 승리)를 치렀다. 대표팀은 11일 휴식을 거쳐 12일이 돼서야 첫 경기가 펼쳐지는 타이베이돔에서 2시간 훈련 시간을 부여받았다.
류중일호는 타이베이돔에서 대만전(13일), 일본전(15일), 티엔무야구장에서 쿠바전(14일), 도미니카공화국전(16일), 호주전(18일)을 치른다.
4만석 규모의 신축구장 타이베이돔을 처음 밟은 류중일 감독은 “고척돔보다 잔디 길이가 길다. 그래서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다. 타구가 느리니 안타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며, 수비할 때 느린 타구를 빠르게 처리하는 게 내야수의 숙제다. 그거 빼고는 다 괜찮은 거 같다. 2시간 동안 점검을 다했다”라고 말했다.
대표팀 내야수들의 의견도 비슷했다. 주장 송성문은 “카페트 같은 느낌이다. 좋은 퀄리티의 잔디는 아닌듯하다. 잔디가 고정이 안 돼서 들리는 곳도 있다. 그러나 수비는 괜찮다. 티엔무야구장과 다르게 타구가 확 죽는다. 빠져나가는 안타성 타구도 잡을 수 있을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3루수 김도영은 “잔디가 푹신푹신하고 박히는 느낌이 든다. 웬만하면 빠른 타구가 안 나올 거 같은 느낌이다. 공의 회전이 바로 죽는 거 같았다. 빠른 타구에 대한 부담은 없을 거 같다”라고 전했다.
외야 뜬공 처리 또한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타이베이돔 천장은 새하얀 도쿄돔과 달리 검은색으로 이뤄져 있다.
류 감독은 “과거 1991년 슈퍼게임을 위해 도쿄돔에 갔을 때는 천장이 하얀색이라 타구 처리에 애를 먹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서 천장에 때가 껴서 조금 괜찮아진 거 같다”라고 웃으며 “이 곳은 그렇게 처리가 어려울 거 같지 않다”라고 바라봤다.
타격 훈련에서는 올 시즌 38홈런에 빛나는 김도영이 타이베이돔 좌측 담장을 연신 넘기며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다.
김도영은 “대만 와서 타격감이 괜찮아져서 계속 이 감을 유지하려고 한다. 배팅 칠 때도 조금 강하게 치려고 했다”라며 “고척돔과 비교하면 야구장이 더 넓은데 타구는 잘 나가는 느낌이다. 중앙이 생각보다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원정 국제대회가 늘 그렇듯 대표팀은 13일 타이베이돔에서 대만 홈팬들의 압도적 응원과도 싸워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13일 한국-대만전은 4만석 매진이 예상된다.
류 감독은 “국내에서 큰 경기도 많이 해봤고, 한국시리즈도 해보지 않았나 그런 걸 신경 쓰면 야구하면 안 된다”라고 웃으며 “오히려 관중이 가득 차면 재미있을 거 같다. 텅 빈 것과 꽉 찬 건 완전히 다르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대표팀은 최근 성적이 좋지 못한 국제대회에서 늘 ‘첫 경기 공포증’에 시달렸다.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이스라엘과의 1차전, 2023년 WBC 호주와의 1차전이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또한 과거 첫 승 제물로 여겨졌던 대만과도 최근 5경기 2승 3패 열세에 처해 있다.
류 감독은 “요 근래 국제대회에서 대만 상대로 많이 졌다. 내일은 한 번 꼭 이겨서 순차적으로 5경기를 잘 치르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대만전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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