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홍명보 감독의 절묘한 용병술이 대한민국의 연승을 이끌었다. 또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보호하고 '신예 대세' 배준호(스토크 시티)의 연속 기록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쿠웨이트 쿠웨이트 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5차전서 쿠웨이트에 3-1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4승 1무, 승점 13점으로 조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쿠웨이트는 3무 2패, 승점 3점으로 5위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 이제 팔레스타인과 6차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팔레스타인전도 승리한다면 조기에 월드컵을 확정할 수 있다.
이번 2연전을 앞두고 한국은 지난 10월 소집 당시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던 손흥민을 다시 불렀다. 아직까지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으며 주장 역할까지 맡은 손흥민의 합류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다만 손흥민의 몸 상태는 여전히 불안했다.
1992년생으로 어느새 만 32세가 된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도 팀의 주축 공격수, 주장 역할을 모두 맡고 있기에 체력적인 관리가 필요해진 상황이었다. 지난 4일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손흥민이 복귀전을 치르고 다시 경기장에 선 것은 모두가 확인했지만, 저희도 그의 출전 시간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라며 손흥민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이야기했다.
토트넘서 대표팀 이상으로 손흥민에 의존하고 있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인터뷰서 손흥민의 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협력적인 접근 방식이 있을 것이다. 우리와 한국 대표팀 모두를 위해 손흥민이 겪은 일을 살펴보는 것 말이다. 우리는 건강한 손흥민, 신체적으로 상태가 좋아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다른 선수보다 하루 늦게 도착해서 회복 훈련에 집중했다"라면서 "하루 훈련하고 손흥민 선수와 전체적으로 내일 경기에 대해 얘기할 생각이다. 출전 여부는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 훈련까지 마치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인터뷰서 손흥민 보호를 당부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이러니하게 A매치 직전 경기에서 손흥민을 풀타임 출전시켰다. 지난 입스위치 타운과 맞대결에서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뛰었고, 팀은 1-2로 패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수 기용에 물음표가 붙는 경기였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달랐다. 어떤 상황서도 냉정한 경기 운영으로 손흥민을 배려했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27분 전반 17분 자신이 직접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직접 손흥민이 나서 골망을 가르면서 A매치 130경기 50골을 기록했다.
역대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2위 기록인 황선홍 감독과 동률을 이뤘다. 이제 위에는 오직 차범근(58골) 감독의 기록만이 남았다. 2-0으로 편하게 앞서고 있던 한국은 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다함에게 오른쪽 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슈팅을 내줘 1골 추격을 허용했다.
자칫 중동 원정의 위험성을 생각하면 쉽게 주전을 빼기 힘든 상황. 그래도 홍명보 감독은 후반 17분 부상서 복귀한 손흥민을 배준호와 교체시켰다. 최근 부상에서 회복했기에,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배려로 홍명보 감독의 장기적인 대표팀 운영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또 배준호는 시원하게 추가골을 기록했다. 배준호는 후반 19분 손흥민을 대신해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배준호는 지난 10월 A매치 2경기에서 각각 도움을 기록하면서 2경기 연속 도움을 적립한 바 있다.
지난 6월 싱가포르와의 A매치 데뷔전(7-0 승)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터트렸던 그는 이날 쿠웨이트전에서는 A매치 통산 두 번째 골을 기록하면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했다.
배준호는 후반 29분 후방에서 넘어온 황인범의 패스를 상대 박스에서 받았다.
공을 소유한 뒤, 정확한 슈팅 찬스가 나오지 않자 페인트 동작으로 상대 수비를 타이밍을 뺏었다.
이후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쿠웨이트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전반 10분 오세훈, 전반 19분에 나온 손흥민의 득점으로 리드하고 있었으나, 후반 15분 상대에게 한 골 내주면서 2-1이 된 상황이었다.
한국은 이날 손흥민의 체력도 아꼈고 배준호가 골을 넣으며 기세를 끌어 올렸다. 약체였지만 분명 안정적인 팀 운영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