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에 못질한 KBS 드라마..서경덕 ''단순 처벌로 끝나면 안돼'' 비판 [전문]
입력 : 2025.01.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지민경 기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KBS 드라마팀의 문화재 훼손 논란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서경덕 교수는 3일 자신의 SNS에 "KBS 드라마 제작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에서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아 큰 논란이 되고 있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문화재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8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선릉의 봉분을 훼손한 사건, 2년 전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벌인 사건 등 어이없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젠 단순 처벌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문화재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등학교 때부터 문화재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K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자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의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일 민서홍 건축가는 자신의 SNS를 통해 병산서원에서 드라마 스태프가 만대루의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는 항의에 스태프들은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라고 적반하장으로 나왔다고. 

당시 촬영 중이던 드라마는 서현, 옥택연 주연 KBS2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였다. 지난해 9월부터 촬영이 진행된 가운데, 문화재를 훼손했다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크게 분노했다. 일각에서는 드라마 자체를 불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KBS 측은 공식입장을 내고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KBS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에 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당시 상황과 관련해 해당 드라마 관계자는 병산서원 관계자들과 현장 확인을 하고 복구를 위한 절차를 협의 중에 있다. 또한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과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상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드라마 촬영과 관련한 이 모든 사태에 대해 KBS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다음은 서경덕 글 전문.

KBS 드라마 제작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에서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아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장을 방문했던 한 건축가가 문제를 제기했고, 많은 누리꾼이 제보를 해 줘서 알게 됐습니다.

KBS 새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측이 최근 드라마 촬영을 위해 안동에 위치한 병산서원 곳곳에 못을 박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공식 사과를 했고,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문화재 훼손'이 심각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8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선릉의 봉분을 훼손한 사건, 2년 전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 테러를 벌인 사건 등 어이없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습니다.

이젠 단순 처벌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문화재의 중요성에 관한 '시민의식'을 개선해야만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초등학교 때부터 문화재 관련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K콘텐츠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자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의 문화재를 아끼고 잘 보존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mk3244@osen.co.kr

[사진] 서경덕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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