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방송인 박은지가 자신도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였다고 고백했다.
박은지는 1일 “MBC 기상캐스터 출신으로 너무 마음이 무겁습니다”며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유서가 나왔다는 기사를 캡처했다.
이어 “본 적은 없는 후배이지만 지금쯤은 고통받지 않길 바래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추모했다.
특히 박은지는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참고 버텨봐서 알지..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도움이 못되어줘서 너무 미안합나다”라며 “뿌리 깊은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이제는 끝까지 밝혀져야”라고 강조했다.
박은지는 2005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합격해 활동하다 2013년 퇴사 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전향했다. 기상캐스터 활동 당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주목받았는데, 알고보니 정작 직장 내에서는 괴롭힘을 당하며 힘든 직장 생활을 이어갔고, 결국 퇴사했다.
이에 박은지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의혹이 있는 고 오요안나의 사망에 크게 안타까워하며 MBC 내 괴롭힘 문화를 지적했다.
지난 27일 한 매체는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또한 고인이 사망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으나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고인의 유족들도 진실을 원한다며, 가해자들이 사과하고, MBC도 조사해서 진심 어린 사과방송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9월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생전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지난달 3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가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명복을 빌며, 유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조합은 현재 고인의 사인과 관련, 여러 논란이 일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진상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이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규명하는 것은 물론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의 업무에 구조적인 문제는 없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MBC본부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접근에 대해 자제할 것을 당부하며 "아직 사실관계가 명백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확증과 억측은 정확한 진상조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이는 고인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음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무관한 여러 관계인들에게도 커다란 상처가 될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MBC 측은 “고 오요안나 씨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는 법률가 등 복수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며, 회사 내 인사 고충 관련 조직의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정확한 조사를 뒷받침하기로 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주말 사이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주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하 전문.
MBC 기상캐스터 출신으로 너무 마음이 무겁습니다.
본 적은 없는 후배이지만 지금쯤은 고통받지 않길 바래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참고 버텨봐서 알지..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도움이 못되어줘서 너무 미안합나다.
뿌리 깊은 직장 내 괴롭힘 문화 이제는 끝까지 밝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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