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가 볼이라니…ABS 싫다'' 류현진처럼 다르빗슈 쓴웃음, ML 현장도 거부감 표출
입력 : 2025.02.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지형준 기자]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2024.03.20 /jpnews@osen.co.kr[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KBO리그는 세계 최초로 자동투구판정시스템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으로 혁신을 일으켰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 메이저리그도 시행하지 않은 ABS를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매년 크고 작은 볼 판정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공정성’에 가장 큰 목적을 둔 ABS로 KBO는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반면 현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각 구장마다 다르게 체감되는 ABS의 기술적 완성도에 의문을 품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도 시즌 초반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낼 만큼 현장의 거부 반응이 상당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도 ABS에 적응해 나갔고, 불만의 목소리는 점차 줄었지만 베테랑들 사이에선 “야구의 묘미가 없어졌다”는 아쉬움이 계속 존재했다. 포수 프레이밍부터 심판마다 다른 존을 이용하는 것도 베테랑 선수들에겐 일종의 기술, 능력으로 여겨졌지만 ABS로 전부 무용지물이 됐다. 

[OSEN=수원, 김성락 기자] 한화 류현진이 덕아웃에 ABS 볼 판정이 맞는지 묻고 있다. 2024.04.24 / ksl0919@osen.co.kr

미국 메이저리그가 당초 2024년 시행 예정이었던 ABS를 늦추게 된 것도 야구 전통 주의자들의 기계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다. 보수적인 문화인 미국은 지난 2019년부터 마이너리그에서 ABS 테스트를 시작했고, 2023년에는 트리플A 전 구장에서 ABS 시스템이 가동되는 등 기술적인 준비를 마쳤다.

그런데 심판노조는 물론 선수노조의 반대 의견에 부딪치면서 메이저리그 도입이 늦춰졌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이 가장 먼저 ABS 첫 단추를 뀄고, 더는 늦출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ESPN’ 보도에 따르면 올해 시범경기가 열리는 구장 13곳에서 ABS 챌린지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모든 투구를 ABS가 판정하는 한국과 달리 메이저리그는 선수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에만 ABS가 판정한다. 연장전을 제외하고 팀당 2회씩 챌린지 기회가 있고, 번복시 횟수는 차감되지 않는다. 선수는 모자나 헬멧을 손으로 두드려 챌린지 신호를 보내야 한다. 투수, 포수, 타자만 챌린지 신청이 가능하다. 

[OSEN=지형준 기자]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2024.03.29 /jpnews@osen.co.kr

각 팀들도 스프링 트레이닝부터 ABS 챌린지 시스템을 연습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스프링 트레이닝을 차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지난 20일 라이브 BP 때 포수 뒤 삼각대에 ABS 기계를 올려놓고 연습했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8)도 ABS를 두고 처음으로 공을 던졌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이날 총 31개의 공을 던졌고, 2개 공에 대한 ABS 챌린지를 했다. 포수 엘리아스 디아즈가 스트라이크라고 이의 제기한 것은 원심 그대로 볼이었고, 타자 조시 미어스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챌리지한 공은 볼로 번복됐다. 챌린지 결과는 호크아이를 통해 구장 전광판에 3D 그래픽으로 궤도 및 코스가 표시되며 현장 방송으로도 결과가 안내된다.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ABS에 대한 질문을 받은 다르빗슈는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는데 볼로 판정된 공이 두 개나 있었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사람 심판에 익숙한 베테랑 선수로서 ABS에 거부감을 느낄 만했다. KBO리그 선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적잖은 시행착오를 각오해야 할 듯하다.

[OSEN=지형준 기자]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2024.03.30 /jpnews@osen.co.kr/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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