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중동의 오일 머니로 무장한 신흥 강호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잉글랜드 축구를 접수했다. 돈, 스타플레이어 그 위에 우승 야망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천하(天下)를 깨트렸다.
돈 보고 왔던 스타플레이어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면?
만수르 빈 자예드 빈 술탄 알 나흐얀(42). 맨시티를 소유한 아부 다비의 왕자의 이름이다. 2008년 9월 맨시티를 인수한 만수르는 4년간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4년간 이적료 지출 총액이 무려 5억1천만 파운드(한화 약 9,399억원)에 달한다. 고액 이적료의 기준인 2천만 파운드 이상 선수가 11명이나 된다.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막강 자금력이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만수르의 축구팀은 3시즌간 최고가 되지 못했다. 맨유와 첼시는 노련미와 조직력으로 맨시티를 가볍게 제쳤다. 올 시즌도 맨시티의 정신력은 모래알처럼 보였다. 해가 바뀌면서 빠르게 무너졌다. 리그 선두 허용은 물론 맨유에 승점 8점차까지 뒤떨어졌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6연승 달성으로 맨시티는 결국 맨유를 제쳐내고야 말았다. 특히 막판 3경기는 맨시티의 우승 자격을 입증한 하이라이트였다. 우승 맞대결에서 맨유를 1-0으로 잡아냈다. 난적 뉴캐슬의 원정에서도 2-0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최종전 퀸즈파크레인저스에선 2-1로 뒤진 채 돌입한 후반 추가시간 5분 동안 두 골을 몰아치며 3-2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만수르의 ‘머니볼’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맨시티의 ‘오늘’ 앞에 무릎 꿇은 맨유의 ‘내일’
결과적으로 맨유는 맨시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시즌 막판에 따라 잡혔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다. 맨유는 32라운드까지 맨시티에 승점 8점 앞서있었다. 남은 일정상 맨유의 우승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맨시티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뒷심을 발휘하는 동안 맨유의 너무 늙고 너무 젊은 선수들이 미끄러지고 말았다. ‘빨간색 셔츠’를 입고 마지막 라운딩에 나선 타이거 우즈가 패한 꼴이었다. 우승 요령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맨유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당한 역전패라서 후유증이 더 커 보인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맨유도 돈을 썼다. 맨시티의 비현실적인 지출에 비해 맨유의 돈 씀씀이는 건전했다. 즉시전력감보다 장래를 위한 투자 개념이 돋보였다. 애슐리 영(26세)는 둘째 치고서라도 다비드 데헤아(21세)와 필 존스(20세)는 빅클럽다운 장기 구상의 일환으로 평가 받았다. 맨유는 영리해 보였고, 맨시티는 천박해 보였다. 그러나 시즌 최종 결과는 전혀 달랐다. 맨유는 너무 순진했고, 맨시티는 너무 강했다. 지금 당장 최전성기에 있는 맨시티의 선수들은 앞으로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는 맨유 선수들보다 뛰어났다. 맨시티의 우승 확정 골은 다름아닌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발 끝에서 터져 나왔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을 이 한 방으로 잠재웠다. 만약 만수르의 투자가 지속된다면 퍼거슨 감독이 생각하는 ‘미래’는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UEFA챔피언스리그 티켓 따낸 아스널
올 시즌 초반 최고 화제는 단연 아스널이었다. 팀의 ‘원투 펀치’라고 할 수 있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사미르 나스리가 모두 떠났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그 공백을 다섯 명의 중견 선수들로 메웠다.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유망주 영입정책이 폐기되는 순간이었다. 돈을 팍팍 써대는 경쟁자들과 달리 아스널은 이적시장에서 오히려 돈을 벌었다. 그리고 시작된 2011/2012시즌에서 아스널은 좌초 일보 직전까지 내몰렸다. 맨유에 기록적인 8-2 대패를 당하면서 개막 4경기만에 겨우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아스널은 시즌 중반부터 빅클럽으로서의 저력을 발휘했다. 로빈 판페르시의 득점력이 폭발했고, 알렉스 송이 파브레가스를 흉내내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급상승했다. 시즌 최종일까지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아스널은 올 시즌을 3위로 끝마칠 수 있었다. 구단 살림살이 차원에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물론 초점을 ‘우승’으로 맞힌다면 무관 시즌의 반복이라는 저평가가 불가피하다.
창피할 여력조차 없는 리버풀
시즌을 8위로 끝마친 리버풀을 생각하면 앞선 세 팀은 정말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영국판 보스턴 레드삭스를 꿈꾸는 존 W. 헨리 구단주는 케니 달글리시 감독에게 5천7백만 파운드를 지원해줬다. 전력 강화에 있어서 만큼은 리버풀이 맨유보다 돈을 더 많이 썼다. 하지만 모두 ‘헛돈’이었다. 야심 차게 데려온 찰리 아담, 스튜어트 다우닝, 조던 헨더슨은 함량 미달이었다. 2011년 1월 영입한 앤디 캐롤은 한 시즌 내내 두 자릿수 득점에도 미치지 못하고 ‘공갈포’만 쏴댔다. 결국 리버풀은 지역 라이벌 에버턴에마저 뒤진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칼링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이 축구 팬들의 눈에는 무안하기 그지없었다.
’머니 사커’ 바람에 날려간 역사의 주인공들
볼턴, 블랙번 그리고 울버햄프턴이 결국 강등의 운명을 받아 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세 팀 모두 1888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출범한 프로축구리그 ‘풋볼리그’의 원년 멤버라는 사실이다. 1888/1889시즌 풋볼리그에서 울버햄프턴은 3위, 블랙번이 4위 그리고 볼턴이 5위를 차지했었다. 원년 시즌에 참여했던 12개 팀 중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남아있는 팀은 애스턴 빌라, 에버턴, 웨스트 브로미치 그리고 스토크 시티 네 곳이다. 역사와 전통을 간직했음에도 불구하고 1992년 새롭게 탄생한 프리미어리그 ‘쩐의 전쟁’에선 세 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라운드 밖 경쟁력이 더 중요해진 환경 변화 탓이다.
돈 보고 왔던 스타플레이어들이 집중력을 발휘하면?
만수르 빈 자예드 빈 술탄 알 나흐얀(42). 맨시티를 소유한 아부 다비의 왕자의 이름이다. 2008년 9월 맨시티를 인수한 만수르는 4년간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4년간 이적료 지출 총액이 무려 5억1천만 파운드(한화 약 9,399억원)에 달한다. 고액 이적료의 기준인 2천만 파운드 이상 선수가 11명이나 된다.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막강 자금력이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만수르의 축구팀은 3시즌간 최고가 되지 못했다. 맨유와 첼시는 노련미와 조직력으로 맨시티를 가볍게 제쳤다. 올 시즌도 맨시티의 정신력은 모래알처럼 보였다. 해가 바뀌면서 빠르게 무너졌다. 리그 선두 허용은 물론 맨유에 승점 8점차까지 뒤떨어졌다. 그러나 시즌 마지막 6연승 달성으로 맨시티는 결국 맨유를 제쳐내고야 말았다. 특히 막판 3경기는 맨시티의 우승 자격을 입증한 하이라이트였다. 우승 맞대결에서 맨유를 1-0으로 잡아냈다. 난적 뉴캐슬의 원정에서도 2-0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최종전 퀸즈파크레인저스에선 2-1로 뒤진 채 돌입한 후반 추가시간 5분 동안 두 골을 몰아치며 3-2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만수르의 ‘머니볼’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맨시티의 ‘오늘’ 앞에 무릎 꿇은 맨유의 ‘내일’
결과적으로 맨유는 맨시티 앞에 무릎을 꿇었다. 시즌 막판에 따라 잡혔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다. 맨유는 32라운드까지 맨시티에 승점 8점 앞서있었다. 남은 일정상 맨유의 우승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맨시티의 스타플레이어들이 뒷심을 발휘하는 동안 맨유의 너무 늙고 너무 젊은 선수들이 미끄러지고 말았다. ‘빨간색 셔츠’를 입고 마지막 라운딩에 나선 타이거 우즈가 패한 꼴이었다. 우승 요령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맨유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당한 역전패라서 후유증이 더 커 보인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맨유도 돈을 썼다. 맨시티의 비현실적인 지출에 비해 맨유의 돈 씀씀이는 건전했다. 즉시전력감보다 장래를 위한 투자 개념이 돋보였다. 애슐리 영(26세)는 둘째 치고서라도 다비드 데헤아(21세)와 필 존스(20세)는 빅클럽다운 장기 구상의 일환으로 평가 받았다. 맨유는 영리해 보였고, 맨시티는 천박해 보였다. 그러나 시즌 최종 결과는 전혀 달랐다. 맨유는 너무 순진했고, 맨시티는 너무 강했다. 지금 당장 최전성기에 있는 맨시티의 선수들은 앞으로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는 맨유 선수들보다 뛰어났다. 맨시티의 우승 확정 골은 다름아닌 세르히오 아구에로의 발 끝에서 터져 나왔다.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을 이 한 방으로 잠재웠다. 만약 만수르의 투자가 지속된다면 퍼거슨 감독이 생각하는 ‘미래’는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UEFA챔피언스리그 티켓 따낸 아스널
올 시즌 초반 최고 화제는 단연 아스널이었다. 팀의 ‘원투 펀치’라고 할 수 있는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사미르 나스리가 모두 떠났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그 공백을 다섯 명의 중견 선수들로 메웠다.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유망주 영입정책이 폐기되는 순간이었다. 돈을 팍팍 써대는 경쟁자들과 달리 아스널은 이적시장에서 오히려 돈을 벌었다. 그리고 시작된 2011/2012시즌에서 아스널은 좌초 일보 직전까지 내몰렸다. 맨유에 기록적인 8-2 대패를 당하면서 개막 4경기만에 겨우 첫 승을 신고했다.
그러나 아스널은 시즌 중반부터 빅클럽으로서의 저력을 발휘했다. 로빈 판페르시의 득점력이 폭발했고, 알렉스 송이 파브레가스를 흉내내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급상승했다. 시즌 최종일까지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이긴 했지만, 어쨌든 아스널은 올 시즌을 3위로 끝마칠 수 있었다. 구단 살림살이 차원에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물론 초점을 ‘우승’으로 맞힌다면 무관 시즌의 반복이라는 저평가가 불가피하다.
창피할 여력조차 없는 리버풀
시즌을 8위로 끝마친 리버풀을 생각하면 앞선 세 팀은 정말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영국판 보스턴 레드삭스를 꿈꾸는 존 W. 헨리 구단주는 케니 달글리시 감독에게 5천7백만 파운드를 지원해줬다. 전력 강화에 있어서 만큼은 리버풀이 맨유보다 돈을 더 많이 썼다. 하지만 모두 ‘헛돈’이었다. 야심 차게 데려온 찰리 아담, 스튜어트 다우닝, 조던 헨더슨은 함량 미달이었다. 2011년 1월 영입한 앤디 캐롤은 한 시즌 내내 두 자릿수 득점에도 미치지 못하고 ‘공갈포’만 쏴댔다. 결국 리버풀은 지역 라이벌 에버턴에마저 뒤진 리그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칼링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리버풀 선수들의 모습이 축구 팬들의 눈에는 무안하기 그지없었다.
’머니 사커’ 바람에 날려간 역사의 주인공들
볼턴, 블랙번 그리고 울버햄프턴이 결국 강등의 운명을 받아 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세 팀 모두 1888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출범한 프로축구리그 ‘풋볼리그’의 원년 멤버라는 사실이다. 1888/1889시즌 풋볼리그에서 울버햄프턴은 3위, 블랙번이 4위 그리고 볼턴이 5위를 차지했었다. 원년 시즌에 참여했던 12개 팀 중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남아있는 팀은 애스턴 빌라, 에버턴, 웨스트 브로미치 그리고 스토크 시티 네 곳이다. 역사와 전통을 간직했음에도 불구하고 1992년 새롭게 탄생한 프리미어리그 ‘쩐의 전쟁’에선 세 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라운드 밖 경쟁력이 더 중요해진 환경 변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