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극장, 우승으로 가는 길의 결정적 장면 TOP 5
입력 : 2012.05.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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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윤진만 기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인고의 시간 끝에 맨체스터의 주인이 됐다. 늘 높은 곳에서 맨시티를 내려다 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발목을 잡고 44년 만에 잉글랜드 챔피언이 됐다.

카타르 거부의 대규모 투자, 소속 선수들의 하극상, 맨유를 향한 판정 비호 논란 등 안팎으로 수 많은 걸림돌이 있었고, 돈으로 우승을 사려한다는 비아냥도 들었다. 수 많은 장애물을 제치고 결국 맨시티거 프리미어리그 최정상에 섰다.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관록을 잠재운 맨시티의 2011/2012 시즌 결정적인 다섯 장면을 꼽았다.

#1. "왜 나만 갖고 그래?" 2011년 10월 24일 올드트라포드 vs 맨유
10월 24일 맨유 원정경기가 열리기 전까지 맨시티는 리그에서 8경기 연속 무패(7승 1무)하며 순항했다. 8경기 27골을 기록한 공격력은 홈에서 아스널을 8-2로 무찌른 맨유보다 앞서 보였다. 그러나 경기는 맨유의 안방에서 열렸다. 맨유 역시 무패행진 중이었기 때문에 맨시티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맨시티가 내용과 결과 모두에서 맨유를 압도했다. 후반에만 5골을 터뜨리며 올드 트라포드 전광판에 1-6이라는 굴욕의 숫자를 남겼다. 조니 에반스의 이른 퇴장 핑계를 대기엔 양 팀의 격차는 컸다. 이날 결과로 맨시티 팬은 우승에 대한 희망을 품었고, 퍼거슨 감독은 위기 의식을 느끼며 맨시티를 우승 라이벌로 인정했다. 맨시티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는 득점 후 "Why Always me?(왜 나만 갖고 그래?"의 문구가 적힌 속옷 세레머니로 그를 향한 모든 의심과 비난을 잠재웠다.

#2. 천당과 지옥 오간 발로텔리, 2012년 1월 23일 이티하드 스타디움 vs 토트넘
경기장 안팎에서 각종 기행을 벌인 발로텔리는 후반기에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했다. 새로운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토트넘과의 22라운드 홈경기는 그가 왜 만치니 감독의 애를 태우는지, 동시에 그가 왜 고액 연봉을 받고 맨시티에서 활약하는 지 알 수 있었다.

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한 발로텔리는 2-2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에딘 제코를 대신해 경기장에 투입됐다. 하지만 발로텔리는 후반 38분 자신과 걸려 넘어진 토트넘 미드필더 스콧 파커의 얼굴을 오른발로 밟았다. 파커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가운데 토트넘 선수들과 벤치의 해리 레드냅 감독은 격렬히 항의했고 토트넘 팬들도 야유를 보냈다. 주심이 직접 이 장면을 봤다면 일발 퇴장을 줘도 무방했다. 만치니 감독은 벤치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를 넘긴 발로텔리는 후반 추가시간 레들리 킹으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 득점에 성공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에도 그는 짜릿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3. 미운 오리 테베스의 화려한 복귀, 2012년 3월 22일 에티하드 스타디움 vs 첼시
3월이 되자 맨시티의 상황은 급변했다. 11일 승격팀 스완지시티전 0-1 충격패에 이어 17일 UEFA 유로파리그 16강에서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에 발목이 잡혀 탈락했다. 맨시티는 커뮤니티 실드, 칼링컵, FA컵, 유럽클럽대항전을 모두 놓쳤다. 남은 것은 리그 우승 뿐이었다. 위태로운 상황에서 하필이면 주말 상대가 강호 첼시였다. 맨시티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반 15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개리 케이힐에 실점하며 패배 위기에 내몰렸다.

이때 만치니 감독은 테베스 투입이라는 용단을 내렸다. 테베스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자신을 교체한 것에 불만을 품고 하극상을 벌인 장본인. 괘씸죄가 적용되어 내쫓긴 미운오리다. 하지만 만치니 감독은 마찬가지로 출전 시간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에딘 제코와 이단아 발로텔리에 대한 신임을 잃은지라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호흡을 맞출 공격수로 테베스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긴급 호출했고 긴급 출격명을 내렸다. 테베스는 환상적인 활약으로 만치니 감독의 은혜에 보답했다. 1-1 상황이던 후반 40분 나스리를 향해 감각적인 패스를 찔렀고, 나스리가 골로 성공했다. 맨시티는 2-1로 승리하며 한 고비를 넘겼다. 테베스는 스완지시티전에선 해트트릭을 작렬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4. 사랑해요 에버턴! 2012년 4월 22일 올드 트라포드 맨유 vs 에버턴
맨시티는 3월 부진을 떨쳐내고 4월 추격 속도를 높였다. 33라운드 웨스트브롬미치를 안방에서 시원스럽게 4-0으로 이기고 맨유가 강등 탈출에 사활을 건 위건 애슬레틱에 발목이 잡히면서 격차가 줄었다. 35라운드에서 승점차는 3점으로 줄었다. 맨유가 에버턴과 4-4로 비겼다. 맨유는 선제실점 후 루니, 웰백, 나니가 4골을 몰아치며 3골 차로 벌렸지만 집중력을 잃은 탓인지 후반 22분부터 18분 동안 3골을 내리 실점했다.

다 잡은 승기를 놓친 맨유는 고개를 떨구며 맨시티 결과를 지켜봤는데 예상대로 맨시티는 강등이 확정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를 손쉽게 2-0으로 잡았다. 맨유는 맨시티에 제동을 걸지 못한 울버햄프턴이 원망스러웠고, 맨시티는 유럽클럽대항전 및 강등권과 상관이 없는 상황에서도 맨유를 궁지에 몰아 넣은 에버턴이 고마웠다. 맨시티는 좇기는 입장의 맨유를 36라운드에서 1-0으로 무찌르며 선두를 탈환했다.



#5.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최종전 2012년 5월 13일 에티하드 스타디움 vs QPR
최종전을 남겨두고 양 팀의 승무패, 승점이 같았다. 득실차에서 맨시티가 8골 앞섰다. 같은 결과를 내지 않는다면 맨유의 극적인 역전 우승도 가능했다. 맨시티는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을 홈으로 불렀고, 맨유는 선덜랜드 원정을 떠났다. 전반 19분 맨유의 주포 웨인 루니가 이마로 선제골을 넣었다. 맨시티의 사발레타가 늦은 전반 선제골을 넣으며 우승 균형추를 맞췄지만, 후반 2분과 20분 각각 지브릴 시세와 맥키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선덜랜드 홈구장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 원정 응원석에선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맨유는 경기를 1-0으로 마쳤고, 같은 시각 휴대 장비를 통해 전해 들은 맨시티의 결과는 2-2 동점. 퍼거슨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팬들은 우승 축하연을 준비하기 위해 워밍업을 했다. 하지만 그때, 퍼거슨 감독은 고개를 돌려 어떤 소리를 듣고는 굳은 표정으로 선수들에게 해산 명령을 내렸다. 그 소식은 다름 아닌 후반 추가시간 3분에 터진 아구에로의 극적인 역전골 소식이었다. 맨시티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후반 추가시간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44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양 팀의 옥신각신 우승 레이스는 맨시티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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