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언론, ‘지나치게 야박한 박지성 평가’
입력 : 2013.01.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찬하 기자= 영국 언론은 박지성에 대해 도대체 어떤 활약을 기대하는 것일까? 골을 펑펑 터트려 최하위에 떨어진 팀을 구해냈을 때 비로소 찬사를 보낼까?

박지성은 EPL 22라운드 토트넘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21라운드 첼시전 후반 교체에 큰 의미가 없었던 것을 생각하면 리그 경기는 15라운드 애스턴 빌라전 이후 7경기만이며 선발 출전은 지난 8라운드 에버턴전이 마지막이었다. WBA과의 FA컵 경기에서 90분을 뛰었지만 아직 부상에서 컨디션이 완벽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해리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을 선발 출전시킨 것은 토트넘 미드필더를 상대로 수비적인 부분을 더 크게 고려한 처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에스테반 그라네로와 삼바 디아키테가 없는 상황에서 QPR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다.

QPR은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상대에 덤비다 크게 얻어맞고는 곧바로 첼시 원정에서 허리를 두텁게 하는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토트넘과의 경기도 같이 맞붙어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이 앞섰을 것이다.

실제로 박지성은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배치됐지만 실질적인 움직임은 중앙 미드필더에 가까웠다.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활동량을 앞세워 토트넘 허리와 맞섰다. 하지만 영국 언론은 경기가 끝나고 박지성에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무기력한 공격을 보여주었다. 제한적이었다.’ 등 박지성의 역할을 조금은 달리 본 분석이었다.

언론들은 박지성이 공격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선수라고 가정했지만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부터 공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던 선수가 아니었다. 박지성은 동료 선수들의 공격을 편안하게 이끄는, 궂은일을 도맡는 선수였지 주도적으로 팀 공격을 이끌고 나가는 유형과는 거리가 있었다. 지난 토트넘전처럼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있어도 다른 팀과는 역할이 달랐다. 딱 한 시즌, 물이 오를 대로 올랐던 2010/11시즌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럼에도 영국 언론은 박지성이 단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는 이유만으로 31세의 선수에게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새로운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선수라면 당연히 공수를 겸비하고, 하위권에서는 에이스 노릇을 해야 한다는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레드냅 감독이 박지성에게 내린 주문이 무엇인지, 그 임무가 정말 무기력했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다.

축구는 11명이 함께 뛰는 스포츠다. 각자 맡은 임무가 있고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속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된다. 많은 연봉을 받았고 기대치가 높다는 것도 알고 있다. 물론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지금 QPR에는 -그것이 반쪽이라 하더라도- 자신들의 임무조차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는 선수들로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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