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 레알 마드리드가 FC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적지인 누캄프에서, 그것도 국왕배 준결승 2차전에서 3-1 완승이라는 최고의 결과물을 얻었다.

이날 2골을 터뜨려 승리의 주역이 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쐐기 헤딩골을 터뜨려 ‘명품 조연’으로 발돋움한 라파엘 바란, 완벽한 전략, 전술로 리오넬 메시를 봉쇄하고 승리를 견인한 주제 무리뉴 감독 등 3명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여기에 1명 더 추가해야할 인물이 있다. 바로 라이트윙 앙헬 디마리아다. 흔히들 축구선수들 사이에 “정말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는 말이 있다. 전후반 90분 내내 ‘에너자이저’처럼 움직이는 선수를 말한다. 디마리아가 이날 바로 그런 선수였다.

그는 원래 오른쪽 혹은 왼쪽 윙 전문 플레이어다. 측면에서 돌파를 하다 가운데로 파고들며 날카로운 슈팅을 하거나 짧은 패스 컴비네이션으로 PA를 돌파하는 게 그의 원래 플레이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날은 드리블, 패스, 슈팅은 물론이고, 태클, 패스 커팅, 걷어내기, 마킹 등 축구의 모든 요소를 다 해내며 끊임없이 공격과 수비에 가담했다. 단 1분도 천천히 걸어다닌 적이 없을 정도다. 아마 그의 축구 커리어에서 가장 많이 움직인 날이었을 것이다. 적어도 이날 만큼은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였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오른쪽 풀백 아르벨로아가 바르셀로나 왼쪽 공격수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마크맨으로 나섰다. 디마리아는 아르벨로아의 빈자리를 메우며 바르셀로나 왼쪽 풀백 호르디 알바의 전진을 철저히 막았다. 디마리아가 임무를 성실히 수행했기에 무리뉴 감독의 작전은 ‘신의 한수’로 평가됐다.

그럼 디마리아가 왜 이렇게 “미친듯이” 움직였을까. 그는 프리메라리가 25라운드 데포르티보와의 원정경기 때 10초 동안 옐로카드 2장을 받으며 퇴장당했다. 결국 이번주말 바르셀로나와 벌이는 리그 26라운드 경기에 뛰지 못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체력을 모두 소진해도 전혀 상관이 없었고, 무리뉴 감독의 지시대로 주구장창 뛰어다녔다. 그리고 승리를 뒷받침했다.

디마리아에게 몸은 엄청 피곤했지만 마음은 정말 상쾌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