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형석 기자 = 2009/2010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황금기를 예고했던 인터밀란이 주제 무리뉴 감독과의 결별 뒤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인터 밀란은 올 시즌에도 주축 선수들의 계속되는 부상, 일부 영입 선수들의 부진, 젊은 감독의 미심쩍은 전술운용 등으로 험난한 행보를 거듭해 왔고, 결국 토트넘과의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며 그 한계를 노출하고 말았다.
여전히 리그 4위를 달리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향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긴 하지만, 인터 밀란의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않다.
팀 전력이 불안하기에 AC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AS로마 등 쟁쟁한 라이벌 팀들과의 3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인터 밀란이 시즌 후반부 들어 3위 탈환은 커녕 중위권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처럼 인터 밀란이 올 시즌에도 부활의 날개를 펴지 못하고 부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간략히 살펴보자.
△젊은 감독의 경험부족
지난 여름 인터 밀란은 아직 UEFA Pro 자격증을 획득하지 못한 37세의 '풋내기' 안드레아 스트라마치오니를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본래 인터 밀란 프리마베라(유스) 팀 감독이었던 스트라마치오니는 라니에리 감독이 경질된 뒤 임시 감독직을 무난히 소화하며 호평을 받긴 했으나, 인터 밀란이라는 '거함'을 장기적으로 이끌어 나가기엔 지나치게 경험 및 연륜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젊은 풋내기 감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한계를 여과없이 노출했다. 시즌 초반에는 3-5-2 포메이션을 팀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스네이데르 없이 사는 법'을 찾아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으나, 이후 융통성 및 계획성 없는 전술 운용으로 일관하며 팀을 부진의 늪에서 제대로 건져내지 못했다.
AC밀란과의 밀라노 더비에선 본래 우측에서 활약하던 하비에르 사네티를 왼쪽 측면에, 좌측에서 활약하던 나가토모를 오른쪽 측면에 기용하는 등 선수 활용법 면에서도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 및 중앙 미드필더인 알바레스와 구아린 역시 스트라마치오니 감독으로부터 윙어 역할을 요구받았을 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계속되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어떻게든 변화를 시도해야 했던 입장은 이해 가능하지만, 결과적으로 스트라마치오니 감독이 시도했던 전술 변화는 십중팔구 실패로 귀결돼 왔다.
최근 꺼내든 '포백으로의 회귀' 카드 역시 이번 토트넘전을 통해 치명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며 0-3 완패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결국 현재의 인터 밀란은 미완의 감독이 이끄는 미완의 팀이란 비판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 공-수 양면에 걸친 전력약화
에토, 밀리토, 스네이더, 마이콘 등 무리뉴 감독 시절 인터 밀란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던 황금세대는 생각보다 빠르게 종언을 고하고 말았다. 이후 인터 밀란은 큰 돈을 들여 거물급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보다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영입 방식으로 세대교체를 완성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올 여름에도 인터 밀란은 이 방법으로 새로운 팀의 기틀을 완성시킬 수 없었다.
올 여름 인터 밀란은 선수들의 퀄리티보다는 많은 숫자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팔라시오와 구아린이란 훌륭한 옵션을 손에 넣었지만 무려 1,000만 유로(약 142억원)를 들여 영입한 페레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팀 리빌딩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1월 이적 시장 행보에도 문제가 많았다. 구단 측과 갈등을 겪어 온 스네이데르를 이적시킨데 이어 브라질을 대표하는 유망주 쿠티뉴마저 다소 성급하게 리버풀로 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그 대신 스켈로토, 코바치치, 쿠즈마노비치 등을 영입해 전력 공백을 메우긴 했으나 당장 팀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들은 분명 아니었다.
그 결과 인터 밀란은 최근 들어 공격, 미드필드, 수비 전반에 걸쳐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다. 공격진은 밀리토 부상 이후 다시금 킬러 부재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드필드진은 공수전환 속도 및 볼 점유율 장악, 측면 스피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다른 빅클럽들에 비해 열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수비진 역시 측면에서의 크로스에 이은 고공 공격에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토트넘전의 패인 또한 수비진의 힘과 높이 부족이었다.
△ 앞으로의 전망은?
비록 유로파리그에선 탈락 위기로 몰린 인터 밀란이지만 리그 성적은 여전히 비관적이지 않다. 3위 AC밀란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하며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터 밀란은 여전히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향한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인터 밀란이 AC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AS로마 등과의 순위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의문스럽다. 인터 밀란은 밀리토 부상 이후 여전히 확실한 킬러 부재라는 '시한폭탄'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며, 선수들의 줄 부상 이후 포백체제에서 더욱 불안감을 드러낸 수비진의 문제도 장기화 될 우려감이 있어 보인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인터 밀란은 새 감독을 선임하고, 보다 계획성 있고 준비된 여름 이적시장을 보내야 한다. 단기간에 세대 교체의 틀을 빠르게 완성시키지 못하면 인터 밀란의 '날개 없는 추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젊은 풋내기 감독과 함께 서서히 위기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인터 밀란이 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인터 밀란은 올 시즌에도 주축 선수들의 계속되는 부상, 일부 영입 선수들의 부진, 젊은 감독의 미심쩍은 전술운용 등으로 험난한 행보를 거듭해 왔고, 결국 토트넘과의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며 그 한계를 노출하고 말았다.
여전히 리그 4위를 달리며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향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긴 하지만, 인터 밀란의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않다.
팀 전력이 불안하기에 AC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AS로마 등 쟁쟁한 라이벌 팀들과의 3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인터 밀란이 시즌 후반부 들어 3위 탈환은 커녕 중위권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이처럼 인터 밀란이 올 시즌에도 부활의 날개를 펴지 못하고 부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간략히 살펴보자.
△젊은 감독의 경험부족
지난 여름 인터 밀란은 아직 UEFA Pro 자격증을 획득하지 못한 37세의 '풋내기' 안드레아 스트라마치오니를 정식 사령탑으로 선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본래 인터 밀란 프리마베라(유스) 팀 감독이었던 스트라마치오니는 라니에리 감독이 경질된 뒤 임시 감독직을 무난히 소화하며 호평을 받긴 했으나, 인터 밀란이라는 '거함'을 장기적으로 이끌어 나가기엔 지나치게 경험 및 연륜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젊은 풋내기 감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한계를 여과없이 노출했다. 시즌 초반에는 3-5-2 포메이션을 팀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스네이데르 없이 사는 법'을 찾아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으나, 이후 융통성 및 계획성 없는 전술 운용으로 일관하며 팀을 부진의 늪에서 제대로 건져내지 못했다.
AC밀란과의 밀라노 더비에선 본래 우측에서 활약하던 하비에르 사네티를 왼쪽 측면에, 좌측에서 활약하던 나가토모를 오른쪽 측면에 기용하는 등 선수 활용법 면에서도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본래 공격형 미드필더 및 중앙 미드필더인 알바레스와 구아린 역시 스트라마치오니 감독으로부터 윙어 역할을 요구받았을 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계속되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어떻게든 변화를 시도해야 했던 입장은 이해 가능하지만, 결과적으로 스트라마치오니 감독이 시도했던 전술 변화는 십중팔구 실패로 귀결돼 왔다.
최근 꺼내든 '포백으로의 회귀' 카드 역시 이번 토트넘전을 통해 치명적인 문제점을 노출하며 0-3 완패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결국 현재의 인터 밀란은 미완의 감독이 이끄는 미완의 팀이란 비판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 공-수 양면에 걸친 전력약화
에토, 밀리토, 스네이더, 마이콘 등 무리뉴 감독 시절 인터 밀란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던 황금세대는 생각보다 빠르게 종언을 고하고 말았다. 이후 인터 밀란은 큰 돈을 들여 거물급 스타 선수를 영입하기보다는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영입 방식으로 세대교체를 완성시키려고 했다. 그러나 올 여름에도 인터 밀란은 이 방법으로 새로운 팀의 기틀을 완성시킬 수 없었다.
올 여름 인터 밀란은 선수들의 퀄리티보다는 많은 숫자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팔라시오와 구아린이란 훌륭한 옵션을 손에 넣었지만 무려 1,000만 유로(약 142억원)를 들여 영입한 페레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팀 리빌딩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1월 이적 시장 행보에도 문제가 많았다. 구단 측과 갈등을 겪어 온 스네이데르를 이적시킨데 이어 브라질을 대표하는 유망주 쿠티뉴마저 다소 성급하게 리버풀로 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그 대신 스켈로토, 코바치치, 쿠즈마노비치 등을 영입해 전력 공백을 메우긴 했으나 당장 팀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수들은 분명 아니었다.
그 결과 인터 밀란은 최근 들어 공격, 미드필드, 수비 전반에 걸쳐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노출하고 있다. 공격진은 밀리토 부상 이후 다시금 킬러 부재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드필드진은 공수전환 속도 및 볼 점유율 장악, 측면 스피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다른 빅클럽들에 비해 열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수비진 역시 측면에서의 크로스에 이은 고공 공격에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토트넘전의 패인 또한 수비진의 힘과 높이 부족이었다.
△ 앞으로의 전망은?
비록 유로파리그에선 탈락 위기로 몰린 인터 밀란이지만 리그 성적은 여전히 비관적이지 않다. 3위 AC밀란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하며 4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터 밀란은 여전히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향한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인터 밀란이 AC밀란, 라치오, 피오렌티나, AS로마 등과의 순위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의문스럽다. 인터 밀란은 밀리토 부상 이후 여전히 확실한 킬러 부재라는 '시한폭탄'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며, 선수들의 줄 부상 이후 포백체제에서 더욱 불안감을 드러낸 수비진의 문제도 장기화 될 우려감이 있어 보인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인터 밀란은 새 감독을 선임하고, 보다 계획성 있고 준비된 여름 이적시장을 보내야 한다. 단기간에 세대 교체의 틀을 빠르게 완성시키지 못하면 인터 밀란의 '날개 없는 추락'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젊은 풋내기 감독과 함께 서서히 위기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인터 밀란이 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두고 볼 일이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