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없는 바르사, 평범한 강호였다
입력 : 2013.04.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대표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상양고는 김수겸의 출전 유무에 따라 전력이 달라졌다. 해남고의 이정환은 “김수겸이 없는 상양고는 보통의 강호에 지나지 않는다. 김수겸의 가세로 전국대회에 어울리는 팀이 된다”고 평했다. 이 말처럼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없는 FC 바르셀로나는 ‘평범’ 그 자체였다.

바르셀로나는 11일 새벽(한국시간)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바르셀로나는 1, 2차전 합계 2무로 마쳤지만 1차전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긴 것이 득이 됐다. 원정골 우선원칙으로 힘겹게 4강에 진출했다.

4강행 티켓의 주인은 바르셀로나였다. 그러나 경기내용은 이전의 바르셀로나와 달랐다. 높은 볼 점유율의 축구는 여전했지만 전방에서의 마무리가 부족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메시 부재였다.

메시는 PSG와의 1차전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이 때문에 1차전에 전반 45분만 뛰었다. 햄스트링 부상은 일주일만에 완쾌될 수 없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대역을 찾았고, 지난 6일 마요르카전에서 메시 자리에 기용한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해트트릭을 하며 5-0 승리를 이끌자 파브레가스로 낙점했다.

챔피언스리그와 프리메라리가는 달랐다. 챔피언스리그는 이름대로 각국 리그 최강팀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프리메라리가 최하위팀인 마요르카를 상대로 테스트했을 뿐이다. 마요르카전서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PSG를 상대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또한 파브레가스가 유능한 선수고 메시의 ‘가짜 9번’ 역할도 해봤던 선수였지만 메시와 파브레가스의 역할 수행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메시는 존재만으로 상대 수비에 위협이 됐다. 또한 과감한 문전 돌파로 수비를 무너뜨리는 전술적 역할도 했다. 그러나 파브레가스는 후방으로 내려서는 움직임이 많았다.

바르셀로나가 PSG의 거센 공격을 예상하고 수비에 무게를 둔 경기 운영을 목표했을 수도있다. 그러나 공격은 최선의 방어다. 수비만 하면 선수들에게 가중되는 부담은 커진다. 후반 5분 하비에르 파스토레가 바르셀로나 골문을 흔든며 선제골을 넣은 것도 수비 부담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메시가 투입된 뒤 바르셀로나는 180도 달라졌다. 어긋났던 단추를 제대로 맞춘 듯 플레이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메시의 존재만으로 PSG 수비진은 허둥대고 그를 막기 급급했고 PSG 페널티지역에서 공간이 발생했다. 후반 26분 페드로의 동점골도 메시가 아크로 내려오면서 공간이 생겼고, 수비에 둘러싸인 다비드 비야가 욕심을 내지 않고 내주면서 이루어졌다.

바르셀로나는 또 한 번 메시를 앞세워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바르셀로나의 메시 의존증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바르셀로나가 더욱 강해지려면 메시가 없어도 특유의 빠르고 파괴력 있는 공격축구를 펼쳐야 한다.


사진=Kieran McManus/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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