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전 D-1] 골키퍼 삼국 시대.. 패권잡을 ‘조조’는?
입력 : 2013.10.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김성민 기자= 바야흐로 골키퍼 삼국 시대다. 한국 대표팀의 골키퍼들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흡사 중국의 삼국시대에서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던 조조(위나라), 유비(촉나라), 손권(오나라)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지난 브라질전을 통해 소정의 성과를 달성한 홍명보 감독이다.

한국은 조금 더 안정적으로 변모한 중원.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말리와의 평가전 결과가 사뭇 기대되기도 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한국의 최후방을 담당하는 골키퍼 자리가 그렇다.

지난 12일 한국은 브라질의 파상 공세를 막기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련한 정성룡(수원)에게 골키퍼 장갑을 맡겼다. 그리고 경기 초반 정성룡은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듯 큰 위기 없이 골문을 사수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성룡은 한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바로 전반 43분 네이마르에게 허용했던 프리킥 골이었다. 팽팽하던 흐름 속에 전반 43분 한국 아크 부근에서 이용이 네이마르에게 반칙을 범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네이마르의 프리킥이 수비벽을 넘긴 후 골문 하단을 꿰뚫었다. 평소 정성룡의 판단력을 생각하면 매우 아쉬운 장면이었다.

네이마르의 슈팅 노선이 정성룡이 예측했던 노선과 일치했기에 더욱 그렇다. 정성룡은 당시 페널티 왼쪽 라인 안에 수비벽을 세워두고 자신은 오른쪽에 위치하는 것은 키커의 슈팅을 왼쪽으로 유도했었다. 즉 자신의 무게 중심을 골대의 왼쪽, 정성룡에게는 오른쪽에 두고 수비에 임했다.

그럼에도 정성룡이 반응 속도가 늦은 것은 선뜻 이해가 안 되는 부문이다. 네이마르의 킥이 정성룡이 예상한 그 지점으로 날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네이마르의 킥의 속도가 골키퍼의 반응 속도를 제치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다. 전반 종료 직전의 실점이 한국이 경기 운영을 잘 해놓고도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지라 그 아쉬움은 더 컸다.

정성룡이 브라질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주전 경쟁에 붙이 붙었다.

경험 많은 정성룡과 상승세의 김승규(울산), 설욕을 준비하고 있는 이범영(부산)의 피 말리는 주전 경쟁은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최근까지 홍명보호의 골키퍼 주전 경쟁은 정성룡과 김승규의 치열한 싸움으로 전개됐다. 정성룡은 홍명보호에서 지난 동아시안컵 3경기에 출전, 3경기 2실점으로 수문장 역할을 해왔지만 이후 페루전과 아이티전에서 김승규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주며 시험대에 올랐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전에서는 특유의 안정감을 선보이며 ‘NO.1’ 골키퍼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문제는 김승규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페루전에서의 활약은 정성룡의 경기력을 넘기 충분했는데, 김승규는 이날 경기서 신들린 순발력으로 그의 슈퍼세이브 능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잠재적 경쟁자 이범영까지 가세했다. 현재까지는 이범영이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 희망은 있다. 이범영은 순간 반응 속도가 빨라 슈퍼 세이브에 능하고, 세트 피스 수비 시 긴 팔을 이용한 펀칭 능력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경쟁은 고스란히 14일 파주 훈련장에서도 드러났다.

특히 프리킥 수비 연습에서의 경쟁이 뜨거웠다. 정성룡을 비롯한 김승규와 이범영은 수비 보형물을 세워 놓고, 반대쪽으로 다이빙 하거나 역방향으로 오는 볼에 대한 대비 훈련을 소화했다. 그리고 그들은 평소보다 더욱 날렵한 모습을 보이며 주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뿐만 아니다. 크로스 캐칭 훈련에서도, 세 명의 선수들은 끝까지 공을 주시하며 펀칭하기보다는 안전하게 공을 잡아내는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말리전에서 쉽게 선발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한국의 수문장 자리다. 누가 마지막에 패권을 잡은 조조가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번 말리전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골키퍼 춘추 전국 시대에서 조조가 될 주인공을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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