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관전평] 희망을 일깨워 준 경기에도 티는 있었다
입력 : 2013.10.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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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말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9월 랭킹이 38위로 58위인 한국보다 20계단이 높은 아프리카의 '다크호스'다. 말리는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 구성에 비하여 팀 특징과 전술적으로 가진 것은 많지 않았으며, 상대적으로 홍명보호는 12일 세계최강 브라질전에서 보여줬던 양질의 압박과 경기력을 뛰어넘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말리는 장시간 비행에서 오는 신체 컨디션 난조와 시차 및 기후 적응 미흡 및 2014년 FIFA 브라질월드컵 아프리카 2차 예선 탈락과 최근 A매치 3연패에서 오는 선수들의 정신력 부재를 안고 있고 있는 팀이다.

출범 후 7전 1승3무3패의 저조한 성적과 단 6골에 그친 홍명보호는 이런 말리를 맞아 여전히 최종 수비라인과 최전방 공격수간의 간격을 약 30m를 유지하는 맞춤형 4-2-3-1로 포메이션)으로, 그동안 구사했던 수비적인 전형의 축구를 벗어나 공격적인 전술로 나서 3-1 완승과 더불어 골 결정력 부족 탈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은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유연성과 탄력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구사하는 말리의 공격에 포백과 더블 보란치(Double Defensive Half)간의 원활한 협력수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몇 차례 실점 위기를 맞는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결국 위험지역에서의 파울로 세트피스 실점을 허용하여 옥에 티를 남겼다.

여기에 좌우측 측면에서의 손흥민(21.레버쿠젠)과 이청용(25.볼턴)의 뛰어난 공격능력에 비해, 부정확한 크로스 능력은 대표팀이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 떠올랐다.

그나마 말리를 상대로 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핵심은,기성용(24.선덜랜드)의 안정적이고 정교한 패스에 의한 공격수와의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였다. 이는 곧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고 빠르고 조직적인 플레이로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손흥민, 김보경(24.카디프 시티)이 득점에 성공하는 기쁨을 맛봤다.

축구의 궁극적 목적은 7.32m 2.44m의 상대방 골문에 누가 더 많은 골을 넣느냐다.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비력과 패스의 세밀함과 압박 및 탈압박 등등 많은 조건이 뒤따르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득점 능력을 갖춘 걸출한 스트라이커의 역할이다. 이 문제에 대하여 홍명보호는 그동안 염려를 넘어 우려를 낳았고, 그 우려는 말리전에서도 스트라이커 포지션에 이근호(28.상무)를 출전시켰지만, 활발한 활동량은 돋보였으나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여전히 스트라이커에 대한 해답은 얻지 못했다.

다만 후반 2선을 책임진 김보경이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적극적인 공격 침투로 골을 성공시킨 것은 현대축구에도 부합하는 전술로 홍명보호에게 한 가지 공격옵션을 더해준 매우 희망적인 소득이었다.

홍명보호가 브라질전이 그동안 시험한 선수, 전술, 지략, 경험, 기타에 대한 부분적인 '모의고사'였다면, 승리를 해야 했던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있던 말리전은 팀 필승해법과 자신감의 해답을 찾은 최상의 '실기고사'였다.

이제 홍명보호의 시험은 끝났고 현재 한국축구에 부여된 제한된 공격자원 하에서, 최대한 인재풀을 가동 홍명보호에 득이 될 수 있는 공격수 발탁과 전력담금질만 남았다.

말리는 결코 한국의 제물이 아니었다.

오직 2014년 FIFA 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홍명보 감독과 선수들이 어떤 기술, 전술, 체력, 정신력 그리고 경기운영 및 세트피스를 가져야만 승리할 수 있는가를 일깨워준 의미있는 맞상대였다.


김병윤(전 군산제일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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