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통산 최다 우승 4회와 최초로 2년 연속 FA컵 우승을 거뒀다.

포항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1-1 무승부인 상황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하며 2년 연속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FA컵은 프로, 아마추어를 통틀어 국내 성인 축구의 최고봉을 가리는 권위 있는 대회다. 게다가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걸려있는 대회기에 포항의 기쁨은 배가 된다.

사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즌 포항에 대해 의구심을 보냈다. 모기업의 재정 여건 악화로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K리그 클래식과 FA컵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포항은 K리그 클래식에서 내내 선두권을 유지했고, FA컵에서도 강적들을 거푸 물리치며 결승전까지 올랐다.

더군다나 포항에는 그 흔한 외국인 선수도 없다. 현재 K리그 클래식과 2부리그 K리그 챌린지를 총망라해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함을 생각하면, 이번 우승컵의 의미는 더욱 크다.

포항은 FA컵 우승을 함으로써 잇몸으로도 잘 살수도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것은 전력 플러스 요인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시즌을 꾸려가는 스쿼드 활용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외국인 선수가 ‘있는’ 타 팀들에게 씁쓸함만을 남겨주기 마련이다.

포항과 FA컵 우승컵을 두고 혈전을 펼쳤던 전북의 최강희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 포항에 대해 “포항이 우승하게 놔둘 수 없다.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 왜냐하면 단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없이 우승하게 된다면 나와 같은 다른 팀 감독들이 얼굴을 들 수 없기 때문이다.”며 포항을 우회적으로 추켜세웠다. 그만큼 포항의 이번 업적이 대단했다는 뜻이다.

이제 두 마리 토끼 중 하나를 잡은 포항이다. 여태까지 달려온 길이 순탄치 않았든 나머지 토끼를 잡는 일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포항은 현재 승점 56점으로 K리그 클래식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최근 리그에서 5경기 연속 무 승(4무 1패)으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고 있다. 2위 전북, 3위 울산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했다. 또한 3위 울산보다 2경기를 더 치렀기에 상황에 따라 선두 자리도 빼앗길 수 있다.

하지만 포항이 리그 우승을 놓치더라도 포항의 이번 FA컵 우승은 충분히 고평가 돼야한다. 그 속에 가려진 포항의 숨은 고생이 너무나 가치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