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 감아차기' 김신욱, 거인의 진화는 계속된다
입력 : 2013.10.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왕찬욱 기자= ‘전봇대’라는 오명을 씻어내기 충분한 골이었다. 울산 현대의 ‘거인’ 김신욱(25)이 환상적인 감아차기 골로 자신의 킥력을 자랑했다.

울산은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0라운드 FC서울 원정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울산은 17승 7무 7패 승점 58점으로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를 승점 2점차로 제치고 리그 1위에 올랐다.

이날 울산은 ‘철퇴축구’라는 명성에 걸맞게 막강한 공격력으로 서울을 고전케 했다. 하피냐와 김신욱, 한상운과 김용태가 이끄는 울산의 공격진은 모두 빛났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바로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은 1-0으로 리드를 잡고 있던 후반 25분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한상운의 패스를 잡은 김신욱은 박스 안 왼쪽 측면에서 공을 오른발로 감아 찼다.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서울의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선방을 보여주던 김용대도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슈팅이었다.

골 장면도 그렇지만 이날 김신욱이 보여준 발 기술은 거인의 진화를 보는 듯 했다.

대표팀에서의 김신욱은 그 역할이 공중 볼 싸움에 치중된 나머지 ‘전봇대’라는 이미지가 강해져 있다. 홍명보 감독도 김신욱이 투입되면 플레이가 단순해진다고 밝힌 바 있다. 때문인지 김신욱은 홍명보호 1기에 선발된 이후 연달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울산의 김신욱은 대표팀의 김신욱과 달랐다. 뒷공간으로 찔러주는 패스는 일품이었다. 움직임이 적다는 선입견과는 달리 활발한 활동량으로 공격의 윤활유 역할까지 해냈으며 간간히 터진 슈팅도 묵직했다. 잘 알려진 강점인 공중 볼 다툼은 여전히 강했다.

김호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공간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김신욱의 활동범위가 예전처럼 좁지 않아 공격전개나 경기 운영이 더욱 좋아졌다”라며 더 많은 무기를 장착한 김신욱의 경기력에 대해 만족을 표했다.

거인의 진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울산은 김신욱을 위해 특별훈련을 진행 중이다. 넓어진 활동 반경과 더 강해진 제공권이 그 결과물로 나왔다. 또한 점프력과 순발력, 유연석을 기르기 위한 특별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김신욱이 가진 기존의 강점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김신욱의 진화는 대표팀으로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대표팀에는 확실한 인상을 남긴 공격수가 없다. 길게 찔러주는 패스에만 의존하는 ‘뻥축구’는 지양해야 한다는 홍명보 감독의 요구를 김신욱이 진화하는 모습으로 답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공격에 대한 지적에 변화로 답한 김신욱. 거인의 진화가 과연 어떤 결말을 이끌어 낼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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