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D-137] 伊의 원조 판타지 스타, 쥐세페 메아차
입력 : 2014.01.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역대 2번째 대회였던 1934년 월드컵은 개최국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로부터 48년이 지나 후세에서 정한, 대회 골든볼의 영광은 현재 밀라노 산 시로 구장의 공식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 아주리 군단의 '원조 판타지 스타' 쥐세페 메아차(1910~1979, 사망)에게 돌아갔다.

독재자 무솔리니의 시대, 당시로선 꽤 큰 투자 약속 끝에 스웨덴을 제치고 월드컵을 유치하긴 했지만 이탈리아는 우승 후보 1순위 팀은 아니었다. 오히려 오스트리아나 스페인, 체코, 헝가리 등이 더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24살의 메아차가 이끄는 이탈리아는 라이벌들을 차례로 꺾고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8강에서는 재경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메아차의 골로 스페인(1-1, 1-0)을 물리치더니 4강에선 오스트리아(1-0)를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마지막 상대는 체코였는데, 이탈리아는 후반 26분 선제골을 허용하며 궁지에 몰렸지만 후반 36분 라이문도 오르시의 골로 연장에 돌입했고, 결국 안젤로 스키아비오의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대회 MVP는 이탈리아의 실질적인 리더이자 공격의 핵 역할을 수행한 메아차의 몫이었다.

물론 당시에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스타들이 많았다. 해트트릭을 포함해 5골(4경기)로 득점왕을 차지했던 체코의 특급 골잡이 네예들리는 물론이고 체코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우승을 확정짓는 골을 터트린 '이탈리안 동료' 엔젤로 스키아비오 등도 활약상만 보면 자격이 충분했다.

그러나 후대는 메아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럴만 했다. 메아차는 자신이 직접 골망을 흔든 건 2번에 불과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들의 지원 사격을 담당하며 아주리 군단의 지휘자 역할을 수행했다. 여기에 타고난 보스 기질로, 전통적으로 북부와 남부의 지역감정이 컸던 이탈리아대표팀을 하나로 묶었던 공 또한 높게 평가됐다. 4년 뒤 벌어진 프랑스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이끌며 큰 인상을 남겼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월드컵 골든볼 외에도 영국 타임지가 선정한 역대 월드컵 베스트 플레이어 랭킹에서 4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지금도 이탈리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로 회자되고 있다.

로베르토 바죠나 프란체스코 토티,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 등 내로라 하는 판타지 스타들을 배출한 이탈리아지만 메아차는 그 원조격으로 뽑히고 있다. A매치 33골(53경기)의 기록 역시나 지난 75년 동안 루이지 리바(35골/42경기)만이 메아차를 넘어섰을 뿐 그 이후로는 전무하다.

메아차의 후손들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물론 예전보다 약해진 전력 탓에 역시나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브라질이나 스페인, 독일 등이 한 수 위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전통의 강호로 이탈리아의 저력을 무시할 순 없다.

백전노장 안드레아 피를로(35)가 마지막 피날레 무대를 준비 중이고 'AS로마의 스타' 다니엘레 데 로시(31) 역시 이변을 꿈꾸고 있다. 공격 포지션에서는 쥐세페 로시가 가장 큰 기대주로 꼽힌다. 최근 또 다시 무릎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게 걱정이지만 정상적으로 출전해 제 몫을 해준다면 5번째 우승의 꿈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사진=FIF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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