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눈] ‘멕시코전 대패’ 홍명보호, 월드컵 앞두고 잘 배웠다
입력 : 2014.01.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을 4개월여 앞두고 홍명보호가 좋은 경험을 했다. 이제는 이 경험을 어떻게 살릴 지가 관건이다.

A대표팀은 3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샌안토니오 알라모 돔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전후반 각 2골씩 내주며 0-4로 대패했다. 반격의 해법도 찾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패했다.

멕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1위의 강호다. 그러나 대표팀이 4골을 내주며 패할 만큼 강한 팀은 아니다. 대패는 멕시코가 잘했다기보다는 한국이 스스로 못한 부분에서 패인을 찾는 게 맞을 것이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전술과 집중력 부족을 거론했다. 즉 한국이 멕시코에 비해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이 언급한 전술, 집중력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도 드러난 골 결정력 부족, 선수들의 단조로운 움직임 등 문제점은 많다.

그러나 이것을 알기 위해 평가전을 치르는 것이다. 멕시코전을 통해 한국이 무엇이 부족하고 준비해야 하는 지 알게 됐다. 현재 대표팀에 평가전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 모든 것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평가전 승패는 분명 중요하다. 승리와 패배에 따라 선수들의 사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선수들의 사기 문제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강팀과의 경기에서 지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만큼 우리가 몰랐던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준비할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론이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강팀과 계속 경기해야 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그 결과는 월드컵 4강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홍명보 감독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코스타리카전 승리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승리가 중요했다면 지난해 9월 아이티전 4-1 승리에 크게 기뻐했을 것이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아이티전 승리보다 이어진 크로아티아전(1-2 패)을 더 높게 쳤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해서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가려졌던 대표팀의 장단점이 멕시코전을 통해 다 드러났다. 국내파 선수들의 기량도 어느 정도 확인됐다. 공격 과정이 좋지만 왜 골을 넣지 못하는지, 위기 상황에서 경험이 적은 수비수들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알게 됐다.

홍명보 감독은 이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멕시코전 대패는 분명 아쉽고 답답할 결과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비싼 수업료를 통해 잘 배운 경기였다.

홍명보 감독이 멕시코전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2일 뒤 미국전(2월 2일 오전 7시)에서는 어떻게 메울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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