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의 MF 변신, 월드컵 앞둔 홍명보호 새 옵션
입력 : 2014.04.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김성진 기자= 광저우 에버그란데에서 활약 중인 김영권(24)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깜짝 변신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의 새로운 옵션이 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영권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에 나섰다. 광저우가 0-1로 패한 이날 경기에서 김영권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32분간 뛰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7분 광저우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중앙 수비수 메이팡을 빼고 오른쪽 측면 수비수 롱하오를 투입했다. 그러면서 수비진의 변화를 주었는데, 중앙 수비를 맡던 김영권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배치됐다.

김영권은 중앙 수비수로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 선수다. 왼발킥이 능하고 스피드가 있어 측면 수비도 여러 차례 맡았다.

김영권은 후반 39분 미드필더 펑준얀이 투입돼 다시 중앙 수비를 맡기 전까지 미드필드에서 전북 선수들의 움직임을 차단하고 공격의 물꼬를 텄다. 예리한 전진패스로 전북 수비의 허를 찌르는 장면도 보여주었다.

광저우는 김영권을 전진배치해 오히려 수비가 흔들리는 역효과를 맛봤다. 하지만 김영권은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멀티 플레이어의 능력을 발견한 경기였다.

김영권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는 3일 광저우로 출국하기 전 가진 ‘스포탈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는 처음이었다. 훈련 때도 하지 않았다. 미드필더가 계속 다쳐 급하게 맡았지만 어려움은 없었다”고 밝혔다.

전북-광저우전에는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관전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김영권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모습을 보면서 월드컵을 대비한 선수 활용의 새 힌트를 얻었으리라 본다.

물론 단 한 경기로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러나 중앙 수비수들이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제 능력을 발휘하는 점을 보면 가능성은 더욱 높일 수 있다.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한 김상식이나 조광래 감독 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잠재력을 발휘한 홍정호 등이 대표적이다.

월드컵에서는 한정된 선수를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선수 각자 다양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전북전에서의 광저우처럼 미드필더들이 연이어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면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 훈련이 안 된 상태에서 김영권이 좋은 모습을 보인 만큼 대표팀에서도 테스트할 가치는 충분하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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