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흥행 좀 시켜줬지..우리가 올려줬잖아, 롯데''
입력 : 2015.09.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정리=김우종 기자] 스타뉴스가 매주 월요일 한주간의 프로야구 뒷얘기를 전합니다. 현장을 발로 뛰며 모아온 이야기들, 기사로 쓰긴 애매하지만 '알콩달콩' 재미 쏠쏠한 그라운드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 참석자 : 장윤호, 김재동, 김우종, 김동영, 한동훈, 전상준, 국재환, 김지현


◆ 머리 깎을 시간도 없는 '염갈량'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을 만났습니다. 그의 머리는 한눈에 보기에도 많이 길어 보였습니다. 특히, 염 감독의 현역 시절을 떠올릴 정도로 뒷머리가 많이 자라 있더군요. 목을 덮을 정도로.

"머리가 어느덧 또 많이 자란 것 같습니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염 감독은 "2개월 동안 이발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한 질문에 염 감독은 "너무 바빠서"라는 답을 건넸습니다.

치열한 순위 싸움 속에서 '야구'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공부' 때문에 이발을 하러 갈 시간도 없었나 봅니다. 염 감독은 휴식일인 7일은 돼야 이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넥센은 5일까지 8연승을 질주했지만, 6일 SK에 패하며 연승을 마감했습니다. 이제는 염갈량도 어느 정도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이발을 하러 갈 수 있지 않을까요.

넥센 염경엽 감독(왼쪽). /사진=OSEN
넥센 염경엽 감독(왼쪽). /사진=OSEN



◆ '엄살'과는 거리가 먼 '국민 거포' 박병호

박병호는 지난 2일 오른손 중지에 통증을 느껴 선발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이후 6일 SK전까지 5일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고 있는 박병호.

그런 박병호가 지난 3일 한화를 상대로 연장 10회 1사 2루 상황에서 대타로 출전했습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사실상 한화 벤치가 박병호를 고의4구로 거를 것이라 믿고 내보낸 것이었죠. 역시나 박병호는 고의4구로 출루했습니다.

다음날인 4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박병호는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박병호는 "제가 아프다고 하면 진짜 아픈 거예요"라고 웃으며 이야기했습니다. 그의 오른손은 한눈에 보기에도 많이 부어 있었습니다. 지난 2일 전까지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장했던 박병호였지만, 역시 부상 앞에서는 장사가 없나 봅니다.

넥센 박병호. /사진=OSEN
넥센 박병호. /사진=OSEN



◆ KIA 선수들이 직접 밝힌 '힘'의 원동력은 치킨?

오준혁은 5일 대구 삼성전에서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터뜨렸습니다. 자신의 데뷔 첫 대포였습니다. 홈런 이후 그라운드를 도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경기 후 비결을 밝혔습니다. 바로 치킨이었습니다. 전날 백용환-김다원과 함께 치킨을 먹으며 "우리 내일 다 잘 할 거야"라고 했는데, 실제로 이날 백용환은 데뷔 후 처음으로 2루타 세 방을 쳤고, 김다원도 적시타를 때렸습니다. 오준혁의 홈런을 말할 것도 없죠.

이에 오준혁은 경기 후 "오늘 또 먹어야 겠어요"라고 했습니다. 그럼 오준혁은 진짜 치킨을 또 먹었을까요? 오준혁에게 물었습니다. "아니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잤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준혁은 6일 경기에서 대타로 나서 1타수 무안타에 그쳤(?)습니다.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오준혁. /사진=김동영 기자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오준혁. /사진=김동영 기자



◆ 류중일 감독 "시즌 참 길다. 누가 늘렸노?"

삼성은 올 시즌도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2위 NC에 3.5경기차 앞서 있습니다. 물론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직 매직넘버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에 대해 6일 KIA전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이 푸념(?)을 늘어놓았습니다. 시즌이 참 길다는 겁니다. 128경기 체제인 지난해의 경우, 이맘때쯤이면 매직넘버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을 텐데, 올해는 144경기니까 아직 멀었죠. 빨리 시즌을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희망 순위는 당연히 1위죠.

◆ 5위 싸움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kt 조범현 감독?

SK가 주춤하는 사이 KIA와 한화의 2파전 양상으로 흐를 것만 같았던 5위 싸움이 어느새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롯데가 소리 없이 치고 올라왔고 SK도 충분히 5위가 가시권인데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5위 싸움 덕에 구경하는 사람은 '꿀잼'입니다.

이에 조범현 감독이 "KBO에서 kt에게 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는데요. 다름이 아니라 여름 이후 막강해진 kt가 5강 다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특히 8월 마지막 주에는 KIA와의 2연전, SK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했고 9월 첫 주에는 롯데를 만나 2경기 모두 패했습니다. 조 감독은 "우리가 흥행을 위해 롯데를 올려줬다"며 웃었습니다.

과연 kt덕으로 5위로 수직상승했던 롯데는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고(故) 장효조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 /사진=OSEN
고(故) 장효조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 /사진=OSEN



◆ "매년 장효조 전 감독이 돌아가신 날 어떤 식으로든 추모를 해왔습니다"

삼성 관계자가 6일 남긴 말입니다. 6일 삼성은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고(故) 장효조 2군 감독의 추모식을 진행한 것입니다. 삼성 선수단 전원이 추모 패치를 부착했고, 구단은 경기 시작 전 1분 30초 동안 추모 영상을 올렸습니다. 여기에 삼성과 KIA 선수단 전원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묵념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장효조 전 감독은 KBO 리그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타자입니다. 통산 타율 0.331은 좀처럼 깨지지 않고 있는 압도적인 역대 1위의 기록입니다. 통산 네 차례 타격왕에 올랐고, 1985~1987년 3년 연속 수위타자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장효조만 해낸 일입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9월 7일 장효조 전 감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2군에서 삼성의 유망주들을 키워왔던 장효조 감독입니다. 구단도 선수들도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해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는데, 우승 후 류중일 감독은 가장 생각나는 사람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얼마전 작고한 우리 장효조 선배. 우승하는 모습 보셨을거다. 부디 좋은 곳 가셔서 우리 응원 많이 부탁드린다"라고 말하며 장효조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삼성 구단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매년 장효조 전 감독의 작고일이 다가오면 어떤 식으로든 추모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대구구장의 마지막 시즌이기에 더 특별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을 떠났지만, 장효조 전 감독은 여전히 우리 곁에 함께하는 듯 합니다.








정리=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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