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국재환 기자]
삼성 류중일 감독(왼쪽)과 NC 김경문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뉴스1 |
어느덧 올 시즌 KBO리그 정규시즌도 긴 여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먼 길을 달려온 10개 구단들도 이제 팀 별로 20경기 내외의 잔여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화, 롯데, KIA의 5강 막차 싸움에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점은 바로 1위 삼성과 2위 NC의 선두경쟁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고 펼치는 두 팀의 선두 경쟁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9월 시작과 함께 삼성과 NC의 격차는 1.5경기에 불과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양 팀은 창원 마산구장에서 2차례 맞대결에 나섰다. 삼성이 여전히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었으나, NC 역시 8월 한 달간 19승 5패의 질주와 함께 격차를 좁혔던 만큼 두 팀의 2연전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결과는 싱거웠다. 먼저 1일 열린 1차전에서 NC는 7회까지 3-2의 근소한 리드를 이어갔지만, 삼성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연장 10회까지 가는 승부 끝에 7-6 역전승을 거뒀다.
이튿날 경기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날 NC는 8월 한 달간 5차례 등판에서 5승 평균자책점 0.97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 '에이스' 에릭 해커를 선발 카드로 꺼내들었다. 삼성 선발도 윤성환으로 만만치 않았으나, 해커가 워낙 뜨거운 8월을 보냈던 만큼 2차전은 NC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전날 경기에서 저력을 보여줬던 삼성 타선은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은 끝에 7점을 내준 해커를 3이닝 만에 끌어내렸다. 이어 6회초까지 6점을 더 뽑아내며 13-0의 강우콜드 승으로 2연전을 마무리 짓는데 성공했다.
2연전 결과를 통해 양 팀의 격차는 1.5경기에서 3.5경기로 벌어졌다. 삼성으로서는 격차를 벌렸다는 점에서 위안을, NC로서는 1위 고지를 눈앞에 뒀다 뒤로 물러나야 했기에 짙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이번 2연전 결과에 따라 양 팀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던 만큼, 격차가 좀 더 벌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양 팀의 격차는 3.5경기로 유지됐다. 삼성은 중하위권에 있는 SK(1승 1패), KIA(1승 1패)를 상대로 2승 2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NC는 두산(1승 1패), kt(1승 1패)로 이어지는 4연전을 2승 2패로 마무리 짓고 삼성과의 격차를 3.5경기로 유지했다.
3경기를 좁히는데 약 한 달 정도의 기간이 걸린다는 게 통설이다. 그러나 이대로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을 단정 짓기는 어렵다.
75승 48패로 1위에 올라 있는 삼성은 앞으로 NC(이하 상대전적, 10승 5패)와 1경기, 넥센(7승 6패)과 3경기, SK(8승 4패)와 4경기, 두산(10승 4패)과 2경기, 롯데(8승 5패)와 3경기, KIA(7승 8패)와 1경기, 한화(6승 8패)와 2경기, kt(8승 3패)와 5경기를 치러야 한다. NC는 삼성(5승 10패)과의 1경기를 비롯해 넥센(10승 1패)과 5경기, LG(4승 9패 1무)와 2경기, SK(7승 4무 1패)와 4경기, 두산(7승 8패)과 1경기, 롯데(11승 4패)와 1경기, KIA(9승 4패)와 3경기, 한화(8승 5패)와 3경기, kt(9승 5패)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삼성과 NC의 선두경쟁 마지막 변수는 넥센, 그리고 5강 막차를 놓고 싸우는 한화, 롯데, KIA와의 맞대결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은 올 시즌 넥센과의 13경기에서 7승 6패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반면 NC는 넥센에게 10승 1패의 압도적인 상대전적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잔여경기 일정에서 무려 5차례의 맞대결을 남겨둔 상황이다. 무엇보다 삼성은 넥센과의 남은 세 차례 맞대결을 모두 목동구장에서 치러야 한다. 이에 반해 NC는 넥센과 안방에서 4차례, 목동에서 1차례 경기를 치르는 만큼, 보다 심리적인 면에서 안정감을 갖고 맞대결을 펼칠 수 있다.
5강 막차를 노리는 팀들과의 맞대결도 부담스럽다. 먼저 삼성은 한화, 롯데, KIA와 도합 6경기를 치러야 한다. 롯데와의 상대전적에서 8승 5패로 앞서 있지만, KIA와 한화에는 각각 7승8패, 6승 8패로 열세에 놓여있다. 반면 한화, 롯데, KIA를 상대로 도합 7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NC는 삼성과 달리 세 팀과의 상대전적에서 모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즌 막판 5위 경쟁을 치르는 팀들이기에 앞선 맞대결보다는 좀 더 어려운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NC로서는 세 팀을 상대로 모두 강세를 나타냈던 만큼 좀 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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