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한화 조인성. /사진=OSEN |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였다. 한화가 삼성을 상대로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이날 한화는 2회 5점을 뽑아낸 뒤 3회 4점, 4회 3점을 올리며 단숨에 12-0 리드를 잡았다. 5회 12점 차. 아무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 삼성이라고 하지만, 12점 차 리드는 다소 커보였다. 게다가 한화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선발 투수는 로저스였다.
이날 경기 중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0-12로 크게 뒤진 5회초 삼성의 공격. 2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김상수가 들어섰다. 초구 볼 이후 연달아 공 2개가 스트라이크로 꽂혔다.
이어 제 4구째. 로저스의 속구가 김상수로부터 먼 바깥쪽을 향해 원 바운드로 들어왔다. 바로 이 순간, 조인성이 순간적으로 몸을 날린 뒤 블로킹을 시도했다. 조인성은 쓰러진 채 한 바퀴를 굴렀다. 공은 뒤로 빠지지 않은 채 옆으로 때굴때굴 굴러갔다. 무릎을 꿇은 조인성은 한 차례 한숨을 크게 쉰 뒤 엉거주춤하면서 다시 일어났다.
12점 차였다. 게다가 주자도 없었다. 미트만 갖다 댈 수도 있었다. 공 하나 바운드로 들어왔을 때 그냥 뒤로 흘려도 어떤가 싶었다. 하지만 '베테랑' 조인성은 몸을 날렸다. 그리고 다시 로저스의 투구를 잡기 위해 포수석으로 들어섰다. 이날 중계를 맡은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후배들이 배워야 할 자세"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인성. /사진=OSEN |
그럼 조인성은 왜 그 상황에서 몸을 던졌을까. 1일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조인성은 '그냥 공 하나 흘려도 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에이, 아니죠. 막아야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인성이 밝힌 몸 던진 이유. "포수들이 공 하나하나를 쉽게 생각하면 투수들이 불안해서 못 던진다. 공 하나하나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투수들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라도 그런 공도 '막을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어 "그렇게 해야 투수들이 위기 상황에서 더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 만약 위기 때 그런 공을 못 던지고, 그 공이 실투가 돼 버리면 경기 승패와 직결된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고 할 지라도 기본적인 플레이는 당연히 해야 한다. 그게 포수가 해야 할 일이다"고 이야기했다.
조인성은 지난 26일 대전 넥센전에서 40대 포수로는 최초로 시즌 100경기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1일까지 104경기 출전해 타율 0.235, 32득점, 44타점, 11홈런을 기록 중이다. 투수들의 투구에, 타자들의 타구에, 올 시즌 내내 그가 뒹굴고 쓰러진 횟수는 손으로 헤아릴 수가 없다. '영원한 안방마님' 조인성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오늘도 포수 장비를 챙긴다.
한화 조인성. /사진=OSEN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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