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차우찬이 9회 경기를 마무리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사진=뉴스1 |
'차우차니~' 삼성 동료들은 그를 이렇게 부른다. 리듬을 한껏 실은 채. 차우찬(28). 삼성 라이온즈의 선발 투수이 차우찬이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챙겼다.
삼성 라이온즈는 26일 오후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5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8 역전승을 거뒀다. 역대 KBO리그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가져간 팀이 우승을 차지한 비율은 75%.
이날 삼성은 7회말 대거 5점을 뽑으며 9-8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제 8회와 9회까지 2이닝만 무실점으로 막으면 승리가 확정되는 상황. 페넌트레이스였다면 안지만이 8회에 나온 뒤 9회 임창용이 마운드에 오르는 시나리오가 그려질 법했다.
하지만 이 둘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관계로,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서 제외됐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8회 1사 후 '필승조' 심창민을 투입했다. 그러나 심창민은 허경민과 민병헌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자칫, 애써 역전해놓은 경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 이때 삼성 벤치의 선택은 '차바시아' 차우찬이었다. '선발' 차우찬이 '마무리'로 나온 상황. 그런데 그 이유가 있었다.
앞서 류중일 감독은 25일 미디어데이에서 "차우찬의 활용도를 많이 높일 계획이다"라면서 "페넌트레이스 때 우리 야구는 선발 야구였다. 선발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면서, 불펜에서는 차우찬과 심창민의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차우찬은 전천후로 생각하고 있다. 마무리는 심창민과 차우찬으로 생각 중이다. 3차전까지 우리가 이긴다면 4차전 선발은 정인욱이다. 하지만 만약 뒤지고 있을 경우, 4차전에서 차우찬을 선발로 내세울 것이다"고 말했다. 선발은 물론, 불펜과 마무리까지. 류 감독의 차우찬을 향한 신뢰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차우찬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두산의 핵심 타자인 김현수를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양의지마저 3루수 직선타 처리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이어 9회에는 홍성흔과 대타 로메로를 연속 삼진 처리한 뒤 대타 박건우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대타 고영민을 삼진 처리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1⅔이닝 4탈삼진 1볼넷 노히트 완벽투. 총 투구수는 26개. 이 투구로 차우찬은 생애 첫 포스트시즌 세이브를 올렸다.
역투하는 차우찬. /사진=뉴스1 |
이 경기 전까지 차우찬의 한국시리즈 평균자책점은 2.38이다. 차우찬이 처음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것은 지난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였다. 당시 그는 4경기에서 2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2010년에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무대를 모두 경험한 차우찬. 그는 2011년 한국시리즈 2경기서 2승 무패 5피안타 12탈삼진 평균자책점 '0'(10이닝 무실점)로 호투하며 팀의 우승에 일조했다.
2011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MVP도 차지했다. 2012년에는 평균자책점 3.86(2⅓이닝 1자책), 2013년에는 평균자책점 1.42(12⅔이닝 2자책)으로 맹위를 떨쳤다. 지난해에는 피홈런 2방 포함, 평균자책점 20.25(1⅓이닝 3자책)으로 부진했으나, 올해 1차전부터 데일리 MVP에 뽑히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또 보여줬다.
이날 경기 후 차우찬은 류중일 감독이 자신이 활약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사실 어떤 부담감은 없고, 책임감은 있다. 감독님이 많이 말씀하셔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첫 경기를 잘 풀어서 앞으로 좋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기서 그가 언급한 '책임감'. 바로 이 '책임감'이 큰 경기에서 그가 더욱 위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는지. 이제 차우찬은 2차전 그리고 남은 경기들을 위해 또 다시 한 번 전천후로 대기한다.
경기 종료 후 차우찬과 삼성 동료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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