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국재환 기자]
오승환(3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사진=뉴스1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오승환(34)의 올 시즌 성적은 어떨까. 그의 메이저리그 성공여부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한 일본 야구해설가는 오승환의 빅 리그 안착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21일 "오승환의 주무기는 '돌직구'로 불리는 무거운 직구다"면서 "하지만 파워가 뛰어난 슬러거들이 북적거리는 메이저리그에서 우완투수가 뿌리는 직구의 특색이 통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전했다.
풀카운트에 따르면 야쿠르트 스왈로즈, 니혼햄 파이터스, 한신 타이거즈,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등 4개 구단에서 포수로 활약한 야구해설가 노구치 토시히로도 오승환의 메이저리그 성공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오승환의 직구는 묵직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파워에 견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일본에서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을 때의 압도적인 투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웃카운트를 따내더라도, 실속 있는 투구를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개막전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비슷한 수준의 구위를 구사하지 못한다면 어려울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오승환은 한국과 일본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메이저리그는 한 시즌에 162경기를 치르고, 또 이동거리가 상당히 멀다. 체력적인 면에서 부담이 올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이 매체와 노구치가 지적한대로, 메이저리그에는 파워가 뛰어난 타자들도 많고 오승환 이상의 위력을 가진 불펜투수들도 많기 때문에 확실하게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볼 수 있다.
노구치는 이어 오승환의 비교대상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의 일본인 우완 불펜투수 다자와 준이치(30)를 언급했다. 다자와는 사회인야구 출신으로, 지난 2009년부터 보스턴에서 뛰고 있다. 지난 6시즌 간 그는 메이저리그 249경기에 등판해 14승 18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3.47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으며, 2012년부터 팀의 핵심 불펜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2013년에는 71경기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16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고, 지난해에는 61경기서 2승 7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14의 성적을 남겼다.
노구치는 "과거 다자와의 직구 구위는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직구 구위가 굉장히 좋아졌다. 타자들의 헛스윙을 잘 유도해낼 만큼 직구의 움직임이 굉장히 좋다. 효율적인 면을 놓고 본다면 '이성적인' 타입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오승환은 그렇지 않다. 좀 더 '무게'에 중심을 두고 있다. 일례로 과거 한신 불펜에서 'JFK 라인'을 구축한 후지카와 큐지와 구보타 도모유키의 경우, 헛스윙 유도비율은 후지카와가 더 좋았다. 하지만 구보타는 비슷한 직구 구위로 범타를 유도하는 피칭을 주로 구사했다. 오승환은 구보타와 비슷한 타입으로, 타자의 파워가 크게 올라가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노구치는 "오승환의 무기인 '돌직구'가 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다르빗슈 유나 다나카 마사히로도 일본에서는 직구로 승부하는 경향이 많았지만, 메이저리그로 넘어가서는 변화구 구사율이 상당히 높아졌다. 오승환은 팀 동료 트레버 로젠탈처럼 160km/h를 던지지 못한다. 최고 구속도 155km/h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이 직구가 통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게다가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이기 때문에 적응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투구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어떻게 보면 평가가 야박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노구치가 언급한대로, 환경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오승환의 성공을 전망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오승환의 연봉(500만 달러)을 생각한다면, 적지 않은 투자를 한 세인트루이스로서는 오승환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과연 오승환은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일본 야구해설가 노구치의 말대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될지, 혹은 세인트루이스가 투자한 금액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이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국재환 기자 jk_k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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