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볼넷' 롯데보다 답답했던 '17잔루' LG의 고구마 야구
입력 : 2019.05.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방패는 약했지만 창은 훨씬 무뎠다.

LG 트윈스는 1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8로 역전패를 당했다. 전날 2시간 13분에 불과했던 두 팀의 경기는 이날 정규이닝을 소화하는데만 3시간 58분이 걸렸다. 8회 롯데의 빅이닝을 제외한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마디로 '고구마 야구'였다.

먼저 고구마 야구의 스타트를 끊은 쪽은 롯데였다. 선발 장시환이 안타-2루타-볼넷을 차례로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무너질 뻔했던 장시환을 일으켜 세운 건 LG 타선이었다. 조셉이 9구 승부 끝에 삼진, 채은성은 인필드플라이, 이형종이 삼진으로 허무하게 섰다. LG는 1회부터 찾아온 무사 만루 대량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2회 말 선취점을 내준 LG는 3회 초 공격에서 바로 2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두 번째 만루 찬스(1사 만루)에서 유강남, 정주현이 연이어 삼진으로 물러났다. 롯데 선발 장시환이 3이닝 5피안타 3볼넷으로 밥상을 차려줬지만 LG 타선은 살짝 맛만 보고 상을 뒤엎었다.

장시환에 이어 등판한 투수들도도 답답한 야구에 동참했다. 박근홍은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김현수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뒤이어 등판한 신인 서준원은 안타-안타-볼넷으로 LG에게 세 번째 만루 찬스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LG는 굴러들어온 찬스를 걷어찼다(김민성 인필드플라이, 유강남 땅볼).

두 팀은 경쟁이라도 하듯 팬들을 답답하게 만드는 고구마 야구를 이어갔다. 롯데가 6회 초 2사 후 안타-볼넷-안타로 만루를 만들었다. LG는 보란 듯이 네 번째 만루 밥상을 뒤엎었다. LG 에이스 윌슨은 7회까지 3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았지만 타선은 도망갈 찬스를 번번이 놓쳤다. LG 덕아웃에는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꽉 막혔던 경기 분위기를 뒤집은 건 홈팀 롯데였다. 리그 유일의 2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는 LG의 철벽불펜을 상대로 5점을 만드는 빅이닝으로 8-4 역전에 성공했다. LG가 가장 믿었던 특급 신인 정우영이 5월 첫 실점으로 흔들렸다. 좌타자 손아섭, 우타자 전준우 상대를 위해 차례로 투입한 진해수, 신정락의 기용도 연달아 실패했다.

롯데의 타선이 사이다처럼 짜릿하게 터지자 투수진도 그에 응답했다. 손승락(1이닝 2탈삼진), 구승민(1이닝 3탈삼진)이 시원한 탈삼진 쇼로 남은 2이닝을 삭제했다. 선발 장시환부터 박근홍, 서준원, 김건국, 정성종까지 5명의 투수가 12피안타 7볼넷으로 만든 답답함을 단숨에 날려버렸다.

반면 LG는 끝내 고구마 야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13안타 8볼넷으로 21번 출루에 성공했지만 홈을 밟은 주자는 4명뿐이었다(잔루 17개). 4번의 만루 찬스에서 8타수 무안타로 기회를 살리지 못한 LG에게 패배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사진=뉴스1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