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팀이 강해지기 위해선 강한 포수가 있어야 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돌아온 양상문 감독이 취임식에서 한 이야기다. 양 감독도 포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FA 양의지 영입에 대해서 선을 긋고 젊은 포수들을 육성해보겠다고 했다. 롯데라는 팀의 방향성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음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롯데는 강민호가 떠난 지난해 최악의 포수난을 겪었다. 팀 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스탯티즈 기준)은 유일하게 마이너스 값(-1.15)을 기록했다. 쉽게 말하면 포수가 경기에 출장했을 때 오히려 1승을 깎아먹는 셈이라는 말이다.
포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지만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육성'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 아래 아무런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폭투 1위(45개, 2위 한화 28개), 볼넷 1위(241개)로 돌아왔다. 양 감독은 취임식에서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들 수도 있다. 포수를 강화하는 것보다 우리 투수진의 능력을 높인다면 부족한 부분이 상쇄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는 좋은 투수, 좋은 포수 어느 쪽도 만들지 못한 상황이다.
롯데가 진짜 '육성'을 생각했다면 더 오래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했어야 한다. 두산이 좋은 예다.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가 떠나고 안방을 지키게 된 박세혁은 풀타임 주전 포수 첫 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잘해주고 있다. 이는 하루 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두산은 박세혁에게 2016년부터 꾸준히 출장 기회를 줬다.
반면 롯데는 2017년 강민호가 리그 포수 최다인 1032.2이닝을 소화했다. 백업 김사훈이 239.2이닝, 다음해 주전을 맡은 나종덕은 겨우 1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안중열은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김준태는 이미 2016시즌을 마치고 병역의무를 이행 중이었다. 강민호와 이별을 예상하지 못했던 롯데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주전 포수를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포수가 많다', '육성하면 된다'는 행복회로를 열심히 가동했다.
FA 영입이 아니라도 전력 보강의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좋은 예가 바로 키움의 경우다. 키움은 지난해 팀 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김재현이 군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전 포수 박동원의 복귀도 확신할 수 없던 상황에서 삼각 트레이드로 이지영을 데려와 공백을 메웠다. 풀타임 주전 경험이 있는 포수가 2명이나 있는 키움은 주효상의 성장이 더뎌도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
롯데의 문제는 단순히 포수에 국한되지 않는다. 황재균의 이탈로 진작에 생긴 3루 공백은 몇 년째 메워지질 않고 있다. '육성'을 외치지만 유망주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도 않는다. 애초에 '육성'은 진짜 팀의 방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7시즌 롯데는 가을야구를 경험한 뒤 확실한 선발 카드 린드블럼, 주전 포수 강민호를 모두 준비 없이 떠나보냈다. 2018시즌 후에도 노경은을 힘겨루기 끝에 떠나보냈다. 핵심 전력이 떠날 때마다 공백은 그대로 놔둔채 '육성'이라는 그럴 듯한 핑계를 댔다. 하지만 현실은 팀 연봉 총액 1위다. 우승을 목표로 달려야할 만큼 몸집이 거대하다. 그럼에도 포스트시즌 경쟁이 아니라 최하위 탈출 고민하는 처지다.
역대 FA 최고액인 150억 원(4년)을 들여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를 복귀시킨 순간 롯데의 목표는 최소 가을야구, 최대 우승이어야만 했다. 유니폼 판매, 관중 증가 등을 위해 이대호를 영입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명확한 방향성과 목표 설정이 없었던 프런트는 약점 보완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앉았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무사안일한 생각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후회를 반복했다.
충성도 높은 롯데 팬들이 구단에게 실망하는 것은 성적때문만이 아니다. 구단이 진짜 육성이라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유망주를 키워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비록 가을야구에 실패해도 기대할 수 있는 미래가 있기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팬들이 진짜 목말라하는 것은 단지 우승뿐만이 아니다. 확실한 계획을 갖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정상적인' 구단 운영이다.
사진=뉴스1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로 돌아온 양상문 감독이 취임식에서 한 이야기다. 양 감독도 포수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FA 양의지 영입에 대해서 선을 긋고 젊은 포수들을 육성해보겠다고 했다. 롯데라는 팀의 방향성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음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롯데는 강민호가 떠난 지난해 최악의 포수난을 겪었다. 팀 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스탯티즈 기준)은 유일하게 마이너스 값(-1.15)을 기록했다. 쉽게 말하면 포수가 경기에 출장했을 때 오히려 1승을 깎아먹는 셈이라는 말이다.
포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지만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육성'이라는 그럴 듯한 이름 아래 아무런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폭투 1위(45개, 2위 한화 28개), 볼넷 1위(241개)로 돌아왔다. 양 감독은 취임식에서 "좋은 투수가 좋은 포수를 만들 수도 있다. 포수를 강화하는 것보다 우리 투수진의 능력을 높인다면 부족한 부분이 상쇄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는 좋은 투수, 좋은 포수 어느 쪽도 만들지 못한 상황이다.
롯데가 진짜 '육성'을 생각했다면 더 오래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했어야 한다. 두산이 좋은 예다.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가 떠나고 안방을 지키게 된 박세혁은 풀타임 주전 포수 첫 해가 맞나 싶을 정도로 잘해주고 있다. 이는 하루 아침에 이뤄진 일이 아니다. 두산은 박세혁에게 2016년부터 꾸준히 출장 기회를 줬다.
반면 롯데는 2017년 강민호가 리그 포수 최다인 1032.2이닝을 소화했다. 백업 김사훈이 239.2이닝, 다음해 주전을 맡은 나종덕은 겨우 14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안중열은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김준태는 이미 2016시즌을 마치고 병역의무를 이행 중이었다. 강민호와 이별을 예상하지 못했던 롯데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주전 포수를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포수가 많다', '육성하면 된다'는 행복회로를 열심히 가동했다.
FA 영입이 아니라도 전력 보강의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좋은 예가 바로 키움의 경우다. 키움은 지난해 팀 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김재현이 군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전 포수 박동원의 복귀도 확신할 수 없던 상황에서 삼각 트레이드로 이지영을 데려와 공백을 메웠다. 풀타임 주전 경험이 있는 포수가 2명이나 있는 키움은 주효상의 성장이 더뎌도 기다려줄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다.
롯데의 문제는 단순히 포수에 국한되지 않는다. 황재균의 이탈로 진작에 생긴 3루 공백은 몇 년째 메워지질 않고 있다. '육성'을 외치지만 유망주에게 확실한 믿음을 주지도 않는다. 애초에 '육성'은 진짜 팀의 방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17시즌 롯데는 가을야구를 경험한 뒤 확실한 선발 카드 린드블럼, 주전 포수 강민호를 모두 준비 없이 떠나보냈다. 2018시즌 후에도 노경은을 힘겨루기 끝에 떠나보냈다. 핵심 전력이 떠날 때마다 공백은 그대로 놔둔채 '육성'이라는 그럴 듯한 핑계를 댔다. 하지만 현실은 팀 연봉 총액 1위다. 우승을 목표로 달려야할 만큼 몸집이 거대하다. 그럼에도 포스트시즌 경쟁이 아니라 최하위 탈출 고민하는 처지다.
역대 FA 최고액인 150억 원(4년)을 들여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를 복귀시킨 순간 롯데의 목표는 최소 가을야구, 최대 우승이어야만 했다. 유니폼 판매, 관중 증가 등을 위해 이대호를 영입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명확한 방향성과 목표 설정이 없었던 프런트는 약점 보완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앉았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무사안일한 생각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후회를 반복했다.
충성도 높은 롯데 팬들이 구단에게 실망하는 것은 성적때문만이 아니다. 구단이 진짜 육성이라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유망주를 키워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비록 가을야구에 실패해도 기대할 수 있는 미래가 있기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팬들이 진짜 목말라하는 것은 단지 우승뿐만이 아니다. 확실한 계획을 갖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정상적인' 구단 운영이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