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어스필드 악몽 현실로...류현진 시즌 최악의 피칭 왜?
입력 : 2019.06.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은경 기자=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별명이 그대로 류현진(32, LA 다저스)에게 악몽이 됐다.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2019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4이닝 동안 9피안타(3피홈런) 7실점 1볼넷 4탈삼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가 9-13으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11경기 연속으로 이어가던 퀄리티스타트 기록도 끊겼고, 무엇보다 평균자책점이 1.27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천적’ 아레나도에 1회부터 흔들려

콜로라도의 강타선 중에서도 놀런 아레나도는 류현진의 천적으로 불린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는 류현진을 상대로 0.571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아레나도는 1회부터 류현진을 두들겼다. 1회 2사 1루 상황에서 아레나도는 류현진의 6구째 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류현진의 시즌 8번째 피홈런. 콜로라도는 이 홈런을 앞세워 2-3으로 다저스를 추격했다.

아레나도는 4회에도 2루타를 추가했다. 류현진의 초구를 노려 담장을 맞히는 장타를 쳐냈다. 류현진의 초구는 밋밋한 커터였다. 이날 아레나도는 류현진의 천적임을 증명했다.

악몽의 5회…아웃카운트 못 잡고 5실점

5회는 류현진에게 말 그대로 악몽이었다.
선두타자 가렛 햄슨에게 2루타를 허용한 후 대타 패트 발라이카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어 찰리 블랙몬에게 안타를 내줬고, 이안 데스몬드에게 적시타를 맞아 추가 1실점했다. 여기에 데이비드 달에게 좌월 투런포를 내주며 순식간에 5회에만 5실점했다. 결국 류현진은 5회말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교체됐다.

류현진이 7실점한 건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내려간 후 5회말에만 추가로 3점을 더 내줬다. 한 이닝 8득점은 콜로라도의 올 시즌 이닝 최다득점 신기록이다.



심리적 부담 + 천적에게 완전 파악

류현진에게도 쿠어스필드는 두려운 곳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쿠어스필드 통산 기록은 1승3패. 지난 2014년에 거둔 1승이 유일하다. 여기에 쿠어스필드 평균자책점은 7.56에 이르렀고, 9이닝당 피홈런도 2.7개나 됐다.
쿠어스필드는 올 시즌 류현진과 사이영상 경쟁자로 거론되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도 평균자책점이 5.88으로, 모든 투수들에게 힘든 구장이다. 김선우 MBC 해설위원은 "쿠어스필드가 투수들에게 더 힘든 지점은, 투수가 무너질 때 정작 홈팀 타자들은 냉정하다는 것이다. 콜로라도가 대량 득점을 할 때도 타선에서는 과도한 스윙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설했다.

류현진에게는 직전 경기 선발 등판 상대가 콜로라도였다. 홈에서 치른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잘 던졌지만 야수들의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승리는 놓쳤다. 문제는 콜로라도의 강타선이 누구보다도 류현진의 스타일을 잘 파악하고 있었고, 이를 '투수의 무덤'인 쿠어스필드에서 영리하게 이용했다는 점이다.

아레나도와의 1회 대결을 보면, 류현진은 6구째를 포심패스트볼로 승부했다. 아레나도는 류현진이 볼넷을 내주는 것을 싫어하고, 웬만하면 승부를 걸어올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는 그대로 적중했다. 아레나도는 이 공을 그대로 받아쳐서 홈런으로 연결했다. 류현진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던 아레나도는 4회 두 번째 대결에서는 초구를 쳐서 장타를 만들어냈다.

류현진이 심리적으로 더 크게 무너진 지점은 5회 대타로 나온 발라이카에게 홈런을 맞으면서 부터다. 발라이카는 류현진의 초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넘겨버렸다. 류현진은 5회 5실점하는 동안 4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심리적으로 무너진 모습에 다저스의 로버츠 감독은 그대로 류현진을 강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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