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남다른 견고함…사상 첫 ‘수도권의 가을’ 몰고 올까
입력 : 2019.07.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인턴기자= 수도권에도 가을바람이 불 수 있을까. 올 시즌 수도권 4개 구단이 차트 상단에서 자리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또 하나의 수도권 구단 KT 위즈의 오름세가 예사롭지 않다.

KT는 지난달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연장 11회 치열한 승부 끝에 황재균이 끝내기 홈런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승리로 KT의 연승 행진은 5경기까지 늘었다. 유례없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KT다.

KT는 5, 6월 승패마진을 각각 +2로 맞추면서 창단 이래 처음으로 2달 연속 5할 승률을 넘겼다. 여태껏 월간 승패마진은 음수가 주를 이뤘던 KT다. 올 시즌 전까지 양수를 기록했던 적은 지난해 7월(+4)이 유일하다. 보다 견고해진 전력을 꾸린 KT는 이제 5위 NC 다이노스와 격차를 불과 3경기만 남겨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부터 변화가 감지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올 시즌 호조를 두고 “그동안 ‘못 치면 어쩌지’ 하면서 두려워했던 선수들이 이제는 자신감이 붙었다”며 “자신 있게 경기에 임하니 자연히 좋은 결과가 따라오고, 그 성과가 곧바로 눈에 보이니 자신감을 더 가지게 된다”고 달라진 점을 설명한 적 있다. 선순환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우여곡절이 없던 것도 아니다. KT는 최근 갑작스러운 전력 손실에 신음하기도 했다. 지난달 2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강백호가 오른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 강백호는 올 시즌 KT의 공격 활로를 개척하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이 감독도 “백호가 공격을 전개하니 (유)한준, (황)재균, 로하스가 먹을 밥상이 마련된다”며 공을 인정한 바 있다. 그만큼 유기적인 타선 운영이 가능했다.



빈자리가 크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위기는 KT를 도리어 견고하게 만들었다. 대체자로 낙점된 조용호는 강백호 없이 치른 4경기에서 타율 0.385, OPS 0.940으로 그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사이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활약이 돋보였다. 같은 기간 조용호의 출루율은 무려 0.556에 달한다. KBO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조용호는 타석당 4.16구를 끌어내면서 집요한 근성도 보였다.

“우리는 1년 내내 한 경기, 한 경기에 충실할 뿐”이라던 이 감독의 말처럼, 한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KT는 어느덧 5강권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욕심내지 않겠다’는 속뜻이 담겼지만, KT는 노릴 자격이 된다. 물론 이제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서 논하기에는 이른 주제일 터. 그런데 당초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되던 KT이지만, 언제까지고 목표 상한선을 낮게만 잡아둘 수는 없다.

KT가 현 순위표상에서 5강권에 안착한다면 5위까지 전부 수도권 구단이 한 자리씩 차지한 꼴이 된다. 정규리그 종료 시점까지 유지될 경우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최초이자 10개 구단 체제로 돌입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 5개 구단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나게 된다. 올 시즌 수도권 구단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KT의 5강권 청신호 역시 리그에 또 다른 촉진제가 될 전망이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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