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최소 실점을 얘기할 때 류현진은 무실점으로 답했다
입력 : 2019.08.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모두가 쿠어스필드 등판을 앞둔 류현진에게 최소실점을 말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무실점으로 답했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류현진은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하며 팀의 5-1 승리에 힘을 보탰다. 류현진은 0-0으로 팽팽히 맞선 7회를 앞두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콜로라도의 홈 쿠어스필드는 해발 1,600m의 고지대에 위치해있다. 공기 밀도가 희박해 공의 회전수가 줄어들고 다른 구장에 비해 타구의 비거리가 늘어난다. 또 호흡이 힘들어 투수의 피로도가 빨리 쌓이게 돼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비롯해 ‘컨트롤의 마법사’라고 불렸던 그렉 매덕스도 쿠어스필드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날 경기 전까지 쿠어스필드에서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첫 등판이었던 2014년 6월 6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것을 제외하곤 모두 패전을 떠안았다. 류현진은 쿠어스필드 통산 1승 4패 평균자책점 9.15를 기록하고 있었고, 2014년 이후 가장 많이 던진 이닝은 4.2이닝에 불과했다.

지난 달 등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던 류현진이기에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쿠어스필드의 악명은 생각보다 더 끔찍했다. 당시 류현진은 4이닝 동안 3개의 피홈런을 포함해 9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1.27을 기록하던 평균자책점은 1.83으로 치솟았다.

치열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을 펼치는 류현진에게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의 타이틀은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하지만 지난 등판처럼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진다면 사이영상 경쟁에서 우위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류현진의 뒤를 바짝 쫓던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가 부상으로 주춤한 사이 마주한 쿠어스필드 원정이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던 이유다.

류현진은 그런 걱정을 기우로 바꿔버렸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에 한동안 던지지 않았던 느린 슬라이더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며 콜로라도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특히 천적 놀란 아레나도를 3타수 무안타로 묶어내며 호투의 발판을 마련했다.

류현진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던 포수 윌 스미스는 경기 후 ‘다저스네이션’을 통해 “류현진과 함께하니 야구가 꽤 쉬웠다. 류현진이 던지고 싶어 하는 곳에 던지게 해주면 됐다”면서 류현진의 철저한 분석에 박수를 보냈다.

최소실점을 바랐던 많은 시선 속에 보란 듯 평균자책점을 낮춰버린 류현진. 그 앞에 쿠어스필드는 하나의 야구장에 불과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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