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두달 새 토미존 수술 6명...코로나가 바꾼 현실적 선택
입력 : 2020.03.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기약 없는 재활보다는 토미존 수술을 선택하는 구단이 늘고 있다.

지난 20일(이하 한국 시간)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은 에이스 크리스 세일(31)의 토미 존 수술 소식을 알렸는데 불과 하루 전, 재활을 결심한 것과는 상반된 결정이어서 사람들의 관심이 모였다.

세일까지 토미 존 수술을 결정하면서 코로나-19 전세계 확산이 심각해진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토미 존 수술을 결정한 선수는 모두 6명이 됐다.

2월부터 토미 존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 주요 선수 명단

2월 26일 - 루이스 세베리노(26, 뉴욕 양키스)
3월 19일 - 조이 웬츠(22,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3월 20일 - 크리스 세일(31, 보스턴 레드삭스), 타일러 비디(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3월 21일 - 안드레스 무뇨즈(21), 레지 로슨(22, 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1974년부터 시작된 팔꿈치 내측 인대 재건 수술, 일명 토미 존 수술은 성공적인 복귀 사례가 늘어나면서 현대에 와서는 많은 투수들의 통과 의례처럼 여겨질 정도로 흔한 수술이 됐다. 성공 확률은 높아졌지만 재활 과정은 여전히 길고 까다로워 웬만하면 피하는게 최선이다. 세일 역시 지난해 8월 똑같은 부위의 통증으로 토미 존 수술을 고려했지만 재활을 선택했고, 올해 역시 재활을 우선 고려하다 수술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최근 한 달간 선수와 구단이 재활 아닌 토미 존 수술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코로나-19로 시즌을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는 점이 꼽힌다.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방침으로 5월 중순까지 잠정적으로 개막이 미뤄졌지만 여러 매체에서 6월 혹은 7월 올스타전 날짜를 언급할 정도로 향후 계획은 불투명하다. 보통 시즌 일정에 맞춰 재활 계획을 세우는 만큼 불투명한 앞날은 구단에게도 선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당분간 구단에서 선수들의 재활을 전적으로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 크다. 선수가 재활을 선택할 경우 구단에서는 마이너리그 팀 혹은 불펜에서 매일같이 선수의 상태를 확인하며 세심하게 재활 일정과 강도를 조절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팀 주도의 단체 훈련이 금지되면서 당분간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길이 막혔다.

반면, 토미 존 수술을 할 경우 재활 과정이 까다롭지만 대략 수술 후 1~2개월은 팔꿈치를 구부렸다 펴는 재활이 필요해 구단 차원의 관리는 덜 요구된다. 본격적으로 구단 차원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은 최소 3~4개월 이후로, 이때부터 공을 던지는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예상대로 잦아들고, 지금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투수들의 재활 경과가 좋다면 적절한 시점에서 구단의 관리를 받을 수 있다.

현실적인 이유도 빼놓을 수 없다. 보스턴 구단과 세일을 예로 들면 장기 계약의 첫 해부터 최소 1년~1년 6개월을 세일을 쓸 수 없어 구단 입장에서는 아쉽다. 세일이 복귀할 시점의 나이가 32~33세인 것도 부담이다.

하지만 시즌 운영이 예측 불가능하고, 팀 훈련 금지로 지속적으로 재활을 신경써주기 어려운 때에 세일의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을 해결하고, 남은 기간을 건강하게 쓰는 것이 구단 입장에서 합리적일 수 있다.

세일 역시 불확실한 시즌에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구단과 비슷한 입장이다. 여기에 2022 시즌 후 옵트 아웃 조항을 생각한다면 수술 후 건강하게 1년 이상을 소화한다는 가정 하에 두 번째 FA 권리를 주장하기에도 용이하다.

다양한 이유로 구단과 선수들이 토미 존 수술을 선택한 가운데 이들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빠르면 내년 시즌 개막 때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