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베이 브릿지'라는 14km에 불과한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팬들에게 배리 지토(41)는 상반된 기억을 남겼다. 지토 같은 슈퍼스타가 라이벌인 두 팀에서만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6일(이하 한국 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데뷔 팀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라면서 은퇴 전 데뷔 팀으로 복귀한 선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10명을 선정했다. 스즈키 이치로, 켄 그리피 주니어(이상 시애틀 매리너스), 톰 글래빈(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등이 선정된 가운데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에서만 뛰고 은퇴한 지토 역시 선정됐다.
MLB.COM은 "오클랜드에서 데뷔한 지토는 7년 동안 사이영 상을 수상하고, 3번의 올스타에 선정됐지만 2006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FA 계약을 한 뒤로는 오클랜드 시절의 압도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2000년 오클랜드에서 데뷔한 지토는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의 '머니볼' 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서 맹활약했다. 데뷔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낸 지토는 3년 차인 2002년에는 23승 5패, 평균자책점 2.75로 생애 첫 사이영 상을 수상했으며,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그 후로도 꾸준히 매해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10승 이상을 기록한 지토는 오클랜드를 떠나기까지 통산 102승 63패, 평균자책점 3.55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하지만 2006년 12월, 오클랜드의 라이벌 팀인 샌프란시스코로 7년 1억 2,6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고 이적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는 동안 단 한 번도 평균자책점 3.00 이하를 기록하지 못했고,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지도 못했다. 2008년에는 17패로 메이저리그 최다 패전을 기록하는 등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는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유일한 위안거리는 2012년 NLCS 5차전, 팀을 탈락 위기에서 구원한 것과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저스틴 벌랜더(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통산 63승 80패, 평균자책점 4.62를 기록했다.
배리 지토의 은퇴식에서 오랜만에 뭉친 오클랜드 영건 3인방(왼쪽부터 팀 허드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
7년의 계약 만료 후 1년 휴식을 취한 지토는 2015년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9월에는 메이저리그로 복귀해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고 3번의 경기를 치뤘다. 특히 2015년 9월 27일 홈구장에서 있었던 은퇴식에서는 2000년대 초반 오클랜드의 전성기를 상징했던 영건 3인방(지토, 마크 멀더, 팀 허드슨)이 모두 모여 메이저리그 팬들로 하여금 감회에 젖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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