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시프트 하면 뭐해?' 내야 안타로 1루에서 홈까지 내준 휴스턴의 황당 실수
입력 : 2021.05.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빠른 발과 상황 판단으로 1루에서 홈까지 들어온 글레이버 토레스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메이저리그를 수년간 중계한 베테랑 해설자도 처음 보는 황당한 장면이 나왔다.

7일(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홈팀 뉴욕 양키스는 에이스 게릿 콜의 7이닝 2실점 호투에도 불펜진의 방화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4-7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홈구장에 모인 양키스 팬들은 유격수 글레이버 토레스의 재치 있는 플레이에 재밌는 추억을 안고 가게 됐다.

상황은 양키스가 3-5로 뒤진 8회 말 1사 1루 애런 힉스의 타석에서 발생했다. 휴스턴은 당겨치는 성향이 있는 힉스의 타구를 막기 위해 2루수 호세 알투베를 1루 쪽으로 당기고, 2루 양옆에 유격수 카를로스 코레아와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세우는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펼쳤다.

당겨치는 힉스를 상대하기 위한 휴스턴의 내야 수비 시프트

힉스는 휴스턴의 마무리 라이언 프레슬리의 5구째를 받아쳐 2루 쪽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고, 자연스레 1루에 있던 토레스는 2루까지 달려갔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순조롭게 진행됐다면 6-5-3 병살이 완성되는 것이었지만, 코레아가 타구를 한 번에 잡아내지 못하면서 일이 꼬였다.

코레아가 공을 뒤늦게 주워 3루로 송구하려 했으나, 이미 3루수 브레그먼이 2루를 커버하러 온 시점이었기 때문에 코레아는 3루로 송구할 수 없었다. 마운드에 있던 프레슬리나 포수 마틴 말도나도가 3루 커버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더 황당한 일은 이후에 벌어졌다. 3루로 질주하는 토레스를 보며, 말도나도는 순간 3루를 커버해야겠다는 생각했다.

문제는 무거운 포수 장비를 찬 본인의 주력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말도나도는 토레스보다 먼저 3루에서 공을 기다려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뛰어오는 토레스를 보며 뒤늦게 홈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졸지에 양키 스타디움의 3루와 홈 사이에서는 두 선수의 단거리 경기가 열렸고, 당연하게도 토레스의 완승으로 끝났다. 이 장면을 본 해설자는 "메이저리그 중계를 하면서 처음 보는 장면"이라며 황당해했다.

말도나도는 포수 장비를 찬 채, 토레스와 경주를 해야 했다

패전에도 이날 경기 주인공이 된 토레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2루에 도달했을 때 (홈을 커버했어야 할) 프레슬리가 마운드에 그대로 있는 것이 보였고, 홈 플레이트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3루 근처에 보인) 말도나도가 홈 플레이트까지 돌아갈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고, 난 그 점을 활용하려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휴스턴으로서는 다행스럽게도 이 점수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잘못된 상황 판단으로 1점을 내준 프레슬리와 말도나도 배터리는 병살타 2번을 끌어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고, 말도나도는 9회 초 타석에서 2점 홈런을 기록하며 실책을 만회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크 인 양키스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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