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위조 여권인 줄 몰라…알았다면 자살행위 했겠나''
입력 : 2023.06.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권도형 “위조 여권인 줄 몰라…알았다면 자살행위 했겠나"

몬테네그로 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붙잡힌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는 16일(현지시간) 문제의 여권이 위조 여권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구의 추천으로 싱가포르에 있는 에이전시를 통해 모든 서류를 작성한 뒤 코스타리카 여권을 받았다”며 “벨기에 여권은 다른 에이전시를 통해서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에이전시를 통해 그라나다 여권을 신청할 때는 거절당했고, 코스타리카 여권을 신청할 때는 신청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의심할 이유가 없었다"며 "또한 신뢰할만한 친구가 추천해준 에이전시였기에 에이전시를 신뢰했다"고 주장했다.

삭발에 가깝게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법정에 들어온 권 대표는 ""코스타리카 여권으로 전 세계를 여행했다"면서 "몬테네그로 국경을 통과했을 때도 문제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여권의 진위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해당 에이전시 명칭을 묻는 판사의 질문에 권 대표는 “중국말로 돼 있는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함께 붙잡힌 측근 한모씨의 무죄를 주장하며 “위조 여권으로 처벌받게 되면 나만 받게 해달라”고 말했다.

한 씨 역시 "나는 권 씨를 철저히 믿었고, 에이전시가 적법하게 처리할 것으로 믿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에 경제적으로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은 '경제 여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아랍에미리트(UAE), 포르투갈 등에 그런 제도가 있으며 몬테네그로에서도 25만 유로(약 3억5천만원)만 내면 수개월 뒤에 여권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검사 측은 “적법한 기관에서 발행된 여권이 아니다”라면 “나쁜 의도로 여권을 만든 게 분명하다”며 이들에 대한 처벌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권 대표와 한씨는 지난 3월 23일 체포된 이후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구치소에서 3개월 가까이 지내고 있다. 지난달 보석을 신청했지만 상급 법원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범죄인 인도 재판을 위한 신병 확보를 이유로 6개월 구금 연장을 결정했다.

권 대표는 최후 변론에서 판사에게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며 "한씨와 같은 방을 쓰게 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판사는 이에 대해 이번 재판에서 다툴 문제가 아니라며 왜 함께 방을 쓰면 안되는지는 변호사에게 설명을 들으라고 잘라서 거절했다.

1시간 반 정도 이어진 이번 재판은 몬테네그로어로 진행됐다. 권 대표 등은 셀만 아조비치라는 이름의 통역사를 통해 영어로 자기 뜻을 밝혔다.

판사는 오는 19일 오후 2시에 판결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권 대표는 한 씨와 함께 지난 3월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돼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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