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지난 30일(한국 시간)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7라운드에서 맨체스티 시티를 만나 2-1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앞둔 기자회견에서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을 경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을 만나면 항상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튼 선수들의 실력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코리안 가이(황희찬)는 뛰어난 공격수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황희찬 입장에서는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과르디올라가 자신을 칭찬했다는 것이 좋으면서도,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 다소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었다. 황희찬이 이번 경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그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울버햄튼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공격에 황희찬-마테우스 쿠냐-페드로 네투가 출전했다. 중원에는 라얀 아잇 누리-주앙 고메스-마리오 르미나-넬송 세메두가 이름을 올렸다. 수비는 토티 고메스-크레이그 도슨-막스 킬먼이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조세 사가 지켰다.

맨시티는 4-2-3-1 전형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 엘링 홀란을 필두로 2선에 제레미 도쿠-훌리안 알바레즈-필 포든이 출격했다. 미드필드엔 마테오 코바치치-마테우스 누네스가 선발로 나섰다. 포백은 네이선 아케-후벵 디아스-마누엘 아칸지-카일 워커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에데르송 모라에스가 꼈다.
디펜딩 챔피온답게 맨시티가 초반부터 거세게 나왔다. 전반 4분 누네스가 홀란을 향해 패스했지만 도슨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전반 5분 도쿠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오히려 선제골을 넣은 쪽은 울버햄튼이었다. 전반 12분 네투가 하프라인 밑에서 드리블을 치며 올라갔고, 아케의 태클을 버텨내며 골문으로 접근했다. 네투가 골대 근처에 있던 동료에게 패스했으나, 디아스가 태클로 걷어낸다는 것이 맨시티 골문으로 들어갔다.
맨시티가 맹렬히 추격했으나 세밀함이 부족했다. 특히 도쿠가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정확성이 떨어졌다. 전반 20분 도쿠가 드리블 돌파 이후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옆으로 나갔다. 전반 28분 도쿠의 크로스를 조세 사가 잡았다. 전반 39분 도쿠의 중거리 슈팅이 허공을 갈랐다.

전반 종료 직전 울버햄튼에 추가골 기회가 찾아왔다. 전반 추가 시간 2분 역습 상황에서 쿠냐가 황희찬에게 전진 패스를 내줬다. 황희찬이 아칸지를 앞에 두고 페인팅 동작 이후 슈팅을 가져갔으나 수비에 막혔다.
맨시티는 전반전 동안 공 점유율 69%, 슈팅 13개를 날리며 울버햄튼을 위협했지만 정확성이 부족했다. 슈팅 13개 중 유효 슈팅은 단 2개였다. 반면 울버햄튼은 실리적인 축구로 리드를 잡았다. 울버햄튼이 1-0으로 앞선 채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전도 맨시티가 주도했다. 후반 3분 디아스의 중거리슛이 높게 떴다. 후반 5분 홀란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을 시도했으나 힘이 덜 실렸다.
맨시티가 균형을 맞췄다. 후반 12분 맨시티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알바레즈의 슈팅이 그대로 울버햄튼 골망을 갈랐다.
맨시티의 기세가 올랐다. 후반 20분 포든이 오스카 밥의 크로스를 센스 있게 발 끝으로 마무리했지만 골라인을 넘기 직전 도슨이 가까스로 걷어냈다.

울버햄튼이 다시 앞서갔다.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후반 26분 세메두가 크로스를 올렸고, 맨시티 수비수가 불안정하게 걷어냈다. 황희찬이 세컨볼을 잡아 때렸지만 수비수 맞고 흘렀다. 쿠냐가 다시 황희찬에게 연결했고, 황희찬이 이번에는 강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맨시티가 매섭게 공격했지만 울버햄튼의 수비진의 집중력이 좋았다. 후반 34분 워커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조세 사가 품에 안았다. 울버햄튼은 후반 40분 황희찬과 쿠냐를 빼고 조니와 파비우 실바를 투입하며 공수에 변화를 줬다. 추가득점 없이 2-1 울버햄튼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제대로 불렀다. 그는 “울버햄튼에 축하를 전한다. 울버햄튼이 잘했다. 수비도 잘했다. 황희찬, 쿠냐, 네투는 오늘 환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였다.
축구 통계 업체 ‘풋몹’은 황희찬에게 평점 8.1점을 부여했고,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했다. ‘풋몹’에 따르면 황희찬은 드리블 성공률 100%(4/4), 공격 지역 패스 2회 등 공격적인 부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수비적인 부분도 준수했다. 리커버리 4회, 가로채기 1회 등을 기록했다.

이번 경기 득점으로 황희찬은 시즌 5호 골, 리그 4호 골을 터트렸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활약이 좋다. 시즌 시작 직전 우려와는 다른 흐름이다. 울버햄튼은 로페데기 감독이 리그 개막 직전 팀을 떠났다. 중용 받았던 황희찬 입장에선 악재였다. 다행히 게리 오닐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이후에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황희찬은 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전에서 시즌 첫 출전했다. 그는 교체로 약 27분가량 활약했다.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은 점은 나쁘지 않았으나 공격 포인트가 없었다.

2라운드에서 황의찬의 시즌 첫 골이 나왔다. 황희찬은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에서 후반 10분 투입됐다. 팀이 0-4로 끌려갔기에 사실상 승부가 갈린 시점이었지만 황희찬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6분 황희찬이 헤더로 만회골을 넣었다. 2라운드에서 황희찬의 골은 이번 시즌 울버햄튼의 첫 골이었다.
울버햄튼 게리 오닐 감독은 3라운드 에버튼과 경기를 앞두고 황희찬에게 ‘선발 출전’이라는 기회를 부여했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인 만큼 황희찬은 경기 초반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득점이 나오진 않았다. 오히려 전반 25분 에버튼 네이선 페터슨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일어서지 못하고 고통을 호소했다. 남은 전반전을 소화한 황희찬은 전반 종료 이후 교체 아웃됐다.
경기 후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을 뺀 이유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는 것. 시즌 첫 선발 기회도 잡지 못했는데 부상으로 교체로 아웃된 것은 더욱 아쉬웠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에도 중요한 시기마다 부상으로 신음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다. 황희찬은 지난 4라운드 교체로 투입돼 시즌 2호 골을 넣었다. 황희찬은 지난 5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팀은 패배했지만 황희찬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지난 루턴 타운전에선 동료의 예상치 못한 퇴장으로 인해 다소 이른 시간 교체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한편 이번 시즌 황희찬이 활약과 반대로 팀이 부진했다. 특히 황희찬이 골을 넣으면 울버햄튼이 패배했다. 일각에서는 ‘황희찬이 골을 넣으면 패배한다’라는 징크스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번 경기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오명을 털어버린 황희찬이다.
울버햄튼은 오는 8일(한국 시간) 아스톤 빌라와 홈 경기를 치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