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밉상이 되어가고 있는 앤서니 렌던(34·LA 에인절스)이 또 다시 부상 소식으로 팬들의 속을 끓게 만들고 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의 에인절스 담당 샘 블럼은 6일(이하 한국 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렌던이 지난 4일부터 사타구니에 불편함을 호소해 며칠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론 워싱턴 에인절스 감독은 렌던이 오는 8일 경기에 출전하길 바라지만 불편한 증세가 사라질 때까지는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아직 정규시즌이 개막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전 선수가 부상 관리 차원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 '먹튀' 렌던이라면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
렌던은 지난달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면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야구가 내 인생에서 최우선 순위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야구는 직업일 뿐이며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이 일을 한다. 나는 야구보다 신앙과 가족이 우선이다"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가족과 자신의 인생을 우선시하는 태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렌던은 그 동안 보여준 행실 때문에 자신의 소신을 드러낸 발언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2013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렌던은 2019년까지 7시즌 동안 워싱턴의 간판 타자로 활약하며 916경기 타율 0.290 136홈런 546타점 OPS 0.859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FA를 앞둔 2019년에는 149경기 타율 0.319 34홈런 126타점 OPS 1.010의 눈부신 성적으로 NL 올스타, 실버슬러거 그리고 MVP 투표 3위까지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019시즌 종료 후 FA 최대어로 시장에 나선 렌던은 에인절스와 7년 2억 4,500만 달러(약 3,271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렌던의 활약은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52경기 타율 0.286 9홈런 31타점 OPS 0.915) 한 시즌 뿐이었다.
이후 렌던은 2021년부터 3년 간 팀이 치른 486경기 중 148경기 출전에 그쳤고, 해당 기간 동안 타율 0.235 13홈런 80타점 OPS 0.701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렌던은 부진한 성적뿐만 아니라 야구 외적인 이유로도 골칫거리였다. 지난해 렌던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전에서 한 팬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해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또, 가벼운 부상에도 차일피일 복귀일을 미루며 태업 논란을 일으켰고, 부상 상태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 "나 영어 못한다"고 대답(렌던은 미국인이다)한 뒤 클럽하우스를 떠나는 기행을 보여주기도 했다.
렌던의 기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월 미국 팟 캐스트 '잭 비타 쇼(Jack Vita Show)'에 게스트로 출연한 렌던은 "시즌을 단축해야 한다. 경기 수(162경기)가 너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발언으로 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노골적인 태업을 보여주고 있는 렌던은 아직 3년 1억 1,400만 달러(약 1,521억 원)의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부진한 성적, 잦은 구설수, 프로답지 못한 태도와 태업 논란 등으로 팬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렌던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렌던의 부상 소식을 전한 블럼의 SNS 게시물에 팬들은 '(렌던의 태업이) 또 시작됐다', '렌던은 아마 5월까지 결장할 것', '재활이 가족이나 신앙에 방해 될테니 올스타 휴식기 쯤 돌아오겠지', '9월 셋째 주쯤 불편함이 사라질 것 같다', '계약이 3년 1억 1,400만 달러밖에 남지 않은 게 다행이네' 등 렌던의 부상을 비꼬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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