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직 프로야구선수 오재원(39)이 검찰에 넘겨졌다.
뉴스1, 뉴시스 등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29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오재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이날 오전 강남경찰서를 나선 오재원은 '언제부터 마약을 했나', '현역 시절에도 마약을 했나', '동료 선수들에게 대리 처방도 부탁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재원은 지난 10일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여성의 신고로 경찰서에 임의동행돼 조사를 받았다. 오재원은 간이시약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와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9일 경찰은 정밀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중 오재원의 마약 투약 단서를 추가로 확인하고 체포했다. 경찰은 체포 당시 오재원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된 장소에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다. 경찰은 오재원의 마약 투약과 대리 처방을 의심하고 있으며 오재원은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재원은 자신을 신고한 여성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재원은 과거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마약류 약품을 사려다 덜미가 잡혔고, 병원 관계자와 함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일 오후 오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21일 영장이 발부돼 결국 오재원은 끝내 구속됐다.
야탑고-경희대 출신의 오재원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22년 은퇴할 때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하며 KBO리그 통산 1,571경기 타율 0.267(4,321타수 1,152안타) 64홈런 521타점 289도루 OPS 0.712 등의 기록을 남겼다. 2015~2016년, 2019년 총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했고, 특히 2015년과 2019년은 주장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두산의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오재원은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 WBSC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았고, 인천 아시안게임과 프리미어12 우승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프리미어12에서는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홈런성 타구를 날린 뒤 화끈한 '빠던(배트 플립)'을 선보여 '오열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역시절 지나친 승부욕과 솔직한 성격 등으로 인해 자주 구설수에 올랐던 오재원은 뛰어난 야구 센스와 근성있는 플레이, 적극적인 팬 서비스로 안티와 팬 모두에게 관심을 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부정적인 이슈로 자주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오재원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코리안 특급을 너무 싫어한다"며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공개 저격하기도 했고, 해설위원 시절에는 양창섭(삼성 라이온즈)의 빈볼에 고의성이 있었다는 단정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해설위원을 그만둔 뒤에는 SNS 상에서 막말과 욕설 등 과격한 발언과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트러블 메이커' 오재원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했다. 한일전에서 국민들을 열광하게 했던 '오열사'는 불미스러운 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