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한국인 메이저리거 데뷔 후 최장 연속 경기 출루 타이기록에 도전한다.
이정후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LA 다저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출전한다.
전날(3일) 이정후는 불펜데이로 나선 다저스의 투수진에 고전하며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이 중단될 뻔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다저스 선발 라이언 브레이저에게 3구 만에 삼진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이후 왼손투수 라이언 야브로를 상대로 2회 2루수 땅볼, 5회 좌익수 뜬공으로 소득 없이 물러났다.
7회 마이클 그로브를 상대로 다시 한 번 3구 만에 삼진을 당한 이정후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어렵게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9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다저스 마무리 에반 필립스를 상대로 2구째 커터를 받아쳐 우전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데뷔 후 6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지난 3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개막전(3타수 1안타 1타점)에서 데뷔 첫 안타와 첫 타점을 모두 기록한 이정후는 3경기 만에 첫 홈런도 신고하며 빠르게 빅리그 무대에 적응했다. 지난 1일 4경기 만에 처음으로 무안타 경기(2타수 무안타)를 치렀지만 볼넷을 3개나 골라내며 뛰어난 선구안을 뽐내기도 했다.
무안타로 침묵할 뻔한 위기를 넘기고 어렵게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이어간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선배' 황재균(현 KT 위즈)의 데뷔 후 6경기 연속 출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황재균은 2017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 6월 2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뒤늦게 빅리그에 데뷔한 황재균은 첫 경기부터 인상적인 홈런을 기록한 뒤 7월 6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까지 6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바 있다. 당시 황재균은 6경기까지 타율 0.278(18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2볼넷으로 순항했지만 7번째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한 뒤 상승세가 꺾였다.
황재균의 기록을 따라잡은 이정후의 다음 목표는 김현수(현 LG 트윈스)다. 김현수는 2016년 4월 11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데뷔전 멀티히트(3타수 2안타)를 기록한 뒤 5월 6일 뉴욕 양키스전까지 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김현수는 선발과 교체출전을 오가는 상황에서도 7경기 중 6경기에서 안타를 때렸고, 나머지 1경기는 2볼넷으로 멀티출루를 기록했다.
이정후가 오늘(4일) 경기에서 안타나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한다면 김현수가 보유한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데뷔 후 최장 연속 경기 출루 기록(7경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하지만 기록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이정후가 상대해야 할 투수는 바로 '다저스 1선발' 타일러 글래스노(31)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글래스노의 위력적인 공을 경험해 봤다. 지난 3월 13일 다저스와 시범경기에 출전한 이정후는 글래스노를 만나 2루수 땅볼과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당시 글래스노는 5⅓이닝 동안 안타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으며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압도했다.
이정후로서는 약 3주 만에 글래스노를 상대로 시범경기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가 찾아왔다. 이정후는 7경기 연속 출루 기록 도전뿐만 아니라 다저스전 스윕패 위기에 몰려있는 팀을 구하기 위해 리드오프로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활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날(3일) 에이스 로건 웹(3⅔이닝 7피안타 5실점)을 내고도 불펜데이로 나선 다저스에 4-5로 패했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의 라인업으로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선발투수는 지난 3월 30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시즌 첫 등판에서 6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쳐 선발승을 챙겼던 카일 해리슨(1승 평균자책점 3.00)이 나선다.
3연전 스윕을 노리는 다저스는 무키 베츠(2루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테오스카 에르난데스(우익수)-맥스 먼시(3루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미겔 로하스(유격수)로 타순을 꾸렸고, 글래스노(1승 평균자책점 2.45)가 시즌 2승에 도전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LA 다저스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