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일본의 트라웃' 스즈키 세이야(30·시카고 컵스)가 시범경기 뜨거운 타격감을 정규시즌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스즈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전날(3일) 시속 115마일(약 185km)의 총알 타구로 시즌 첫 홈런을 신고했던 스즈키의 방망이는 이틀 연속 불타올랐다. 1회 첫 타석에서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난 스즈키는 2회 팀의 빅이닝에 일조했다. 2회 말 컵스 타선이 안타 2개와 볼넷 3개, 희생플라이 2개로 2-0의 리드와 2사 만루를 만든 상황에서 스즈키는 콜로라도 선발 칼 콴트릴의 3구째 싱커를 밀어쳐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컵스가 4-0으로 앞선 5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스즈키는 바뀐 투수 제일런 빅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들어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시속 105마일(약 169km)로 390피트(약 119m)를 날아간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스즈키의 시즌 2호 홈런.

스즈키의 방망이는 멀티히트에서 멈추지 않았다. 컵스가 8-2로 앞선 6회 말 1사 2루에서 스즈키는 타일러 킨리를 상대로 0-2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슬라이더 실투를 놓치지 않고 3번째 안타를 만들어냈다.

콜로라도가 7회 1점, 8회 5점을 만회해 8-8 동점이 된 상황에서 스즈키는 결승 타점까지 기록했다. 8회 말 무사 1, 3루 찬스에서 스즈키는 닉 미어스의 4구째 커브를 때려 땅볼을 만들었다.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콜로라도 3루수 라이언 맥맨이 타구를 잡아 홈 승부를 선택했지만 포수 제이콥 스탈링스가 태그를 서두르다 완전히 포구하지 못했고, 그사이 3루 주자 마일스 마스트로보니가 득점에 성공해 스즈키의 4번째 타점이 기록됐다. 컵스가 9-8로 승리하면서 스즈키의 타점은 결승점이 됐다.


일본프로야구(NPB) 통산 9시즌(2013~2021) 902경기 타율 0.315 182홈런 562타점 82도루 OPS 0.984의 압도적인 성적을 남긴 스즈키는 2022시즌을 앞두고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섰다. '일본의 마이크 트라웃'이라 불리며 큰 기대를 받은 스즈키는 5년 총액 8,500만 달러(약 1,139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데뷔 첫 해 111경기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 9도루 OPS 0.769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다.

스즈키는 지난해 역시 전반기 71경기 타율 0.259 7홈런 28타점 1도루 OPS 0.747로 데뷔 첫해와 비슷하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 67경기에서 타율 0.313 13홈런 46타점 OPS 0.938으로 완벽하게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9월 한 달간 28경기에서 전반기 홈런 수와 같은 7홈런을 몰아쳤고, 타율 0.370 26타점 OPS 1.119로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빅리그 3년 차를 맞은 스즈키는 시범경기 15경기에서 타율 0.459(37타수 17안타) 6홈런 12타점 2도루 OPS 1.593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17안타 중 11개를 장타(6홈런, 2루타 5개)로 장식하며 1.081이라는 압도적인 장타율을 기록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스즈키의 뜨거운 방망이는 정규시즌에서도 불타오르고 있다. 지난 3월 2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개막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장타(2루타)로 신고한 스즈키는 다음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이후 4경기 연속 안타와 멀티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멀티히트 활약을 펼친 스즈키는 시즌 타율이 3할대(0.333)에 진입했고 OPS도 0.972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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