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 피안타율 0.364' 류현진, '8할 타자' 이정후 후계자 넘고 12년 만에 통산 99승 고지 밟을까
입력 : 2024.04.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12년 전 99승 달성을 저지한 영웅 군단을 상대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 선발투수로 출격한다.

12년 만에 KBO리그 무대로 돌아온 류현진은 아직 복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 3월 23일 개막전에서는 LG 트윈스를 상대로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홈 개막전이었던 3월 29일 KT 위즈전에서는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당초 4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등판할 차례였던 류현진은 3일 경기가 우천 취소됨에 따라 하루 더 휴식을 취하고 키움전에 등판하게 됐다. 공교롭게도 키움은 12년 전 류현진의 통산 99승 달성을 저지했던 팀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2012년 10월 4일 대전구장에서 넥센(현 키움)을 상대로 마지막 정규시즌 등판에 나섰다. 당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2.76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아 9승(9패)에 머물고 있었다. 마지막 등판에서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그리고 자신의 등번호 '99번'과 같은 통산 99승을 위해 류현진은 모든 것을 불태웠다.

넥센 선발 밴헤켄(8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친 류현진은 한화 타선이 1회 말 뽑은 1점을 지키며 7회 초 1아웃까지 실점 없이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정호에게 통한의 동점 솔로포를 맞아 동점을 허용, 승리투수 요건이 날아갔다. 이후 류현진은 10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고군분투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결국 류현진은 10이닝 4피안타 12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고도 노디시전을 기록했고, 10승과 통산 99승을 미룬 채 미국 무대로 진출했다.

강정호에게 통한의 홈런을 맞고 99승을 달성에 실패했던 류현진

개막전 부진 후 2번째 경기에서 바로 반등에 성공하며 우려의 시선을 지운 류현진은 3번째 경기에서 올 시즌 첫 승을 노린다. 하지만 상대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키움은 개막 후 4연패로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바로 4연승에 성공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주 삼성 라이온즈와의 2경기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은 '이정후 후계자' 이주형의 활약이 돋보였다.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출발한 이주형은 2경기 9타석 8타수 7안타(타율 0.875) 4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류현진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키움의 기세를 꺾으려면 '리드오프' 이주형의 뜨거운 타격감을 잠재워야 한다. 아직 2경기 밖에 등판하지 않아 샘플 수는 적지만 류현진의 올 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364)은 우타자(0.286)를 상대할 때보다 높다. 우타자 상대로는 단 하나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은 반면 좌타자 상대로는 3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이주형

반면 좌타자인 이주형은 좌투수에게 강한 면모를 보였다. 본격적으로 1군에서 잠재력을 터뜨린 지난해 이주형은 우투수(0.296)를 상대할 때보다 좌투수 상대(0.333)로 더 좋은 타율을 기록했다.

이주형뿐만 아니라 김혜성, 도슨, 송성문 등 키움의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는 좌타자들이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류현진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류현진이 키움의 좌타 라인을 극복하고 12년 전 영웅 군단에게 저지당했던 통산 99승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뉴스1, 뉴시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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