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천만다행’ 제주 트레이너, 관중석 뛰어올라가 쓰러진 울산 팬 구했다
입력 : 2024.04.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초동조치가 중요하다. 최근 축구장에서 팬들이 너무 경기에 과몰입하다가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울산 HD와 제주유나이티드 경기에서도 나왔다.

울산과 제주는 28일 오후 4시 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9라운드에 임했다. 리그 2연승 중인 울산과 2연패 늪에 빠진 제주가 격돌했는데, 화력이 더 센 울산이 3대1로 웃었다.

아시아 무대 결승 진출 불발의 아쉬움을 털고 리그 연승을 이어가려는 울산과 반전이 필요했던 제주의 경기는 그야말로 치열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선수들도 생겼다. 전반 30분 최영준이 역동작에 걸려 왼쪽 무릎이 뒤틀리면서 통증을 호소했다. 빠르게 의료진이 경기장에 투입됐고, 급기야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구급차로 이송됐다. 후반 11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아군인 정운과 이탈로가 충돌해 정운이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상황도 일어났다. 제주 입장에서 정말 운수 없는 날이자 악재의 연속이었다.

한창 불이 붙던 후반 27분, 울산이 제주에 2-1로 역전한 상황에서 김종혁 주심이 잠시 경기를 중단했다. 2층 관중석(경기장을 바라본 기자석 왼쪽)에서 울산 팬이 쓰러졌다. 제주 벤치 뒤쪽이었다. 제주 윤재영 트레이너가 곧바로 관중석으로 뛰어 올라갔다. 쪼그려 앉아 쓰러진 환자의 의식을 확인한 뒤 응급조치를 실시했다. 이후 울산 트레이너와 경기장에 상주하고 있는 의료진 모두 관중석으로 향했다. 빠른 상황 판단과 응급조치 덕에 관중이 의식을 찾았다.

제주 김학범 감독은 “벤치에서 관중석의 팬이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윤재영 트레이너가 신속히 올라가서 상태를 살폈다”고 밝혔다.

울산 관계자 역시 “20대 한 남성이 과호흡 증상을 보였다. 울산 구단 관계자와 응급구조사가 함께 가보니 이미 제주 트레이너께서 응급조치를 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고, 가족에게 인계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생사가 오가는 긴박한 순간에 제주 윤재영 트레이너가 순발력과 판단력을 발휘해 울산 팬의 소중한 목숨을 구했다. 울산 구단 역시 빠른 후속 조치로 팬을 무사히 가족 품에 돌려보냈다. 울산은 “제주 트레이너와 구단에 감사하다”는 뜻을 표했다.



사진=중계 화면 캡처, 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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