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리그→대체 외인→월간 MVP? 동화 같은 이야기...와이스, 정식 계약 한 달 만에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
입력 : 2024.08.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이보다 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있을까. 미국 독립리그 출신으로 6월 한화 이글스에 합류했던 라이언 와이스(28)가 정식 계약을 맺은 지 한 달 만에 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와이스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1피안타 3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롯데에 7-0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던 와이스는 이날도 7회까지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고 구속 152km/h의 패스트볼과 변화구 조합으로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

와이스는 1회 황성빈을 중견수 뜬공, 고승민과 손호영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에도 빅터 레이예스, 전준우, 윤동희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공 16개로 여섯 타자를 잡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사이 한화가 2회 초 장진혁의 적시타로 선제 득점을 기록하면서 승리 투수에 한 발짝 가까워졌다.



4회까지 와이스는 손성빈에게 3회 볼넷을 허용한 걸 제외하면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와이스는 5회 처음으로 흔들렸다. 2사 후 나승엽을 볼넷, 박승욱을 안타로 내보내며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대타 노진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6회 채은성의 1타점 적시타로 한화가 한 발 더 달아나면서 와이스는 더욱 힘을 냈다. 6회 네 번째 삼자범퇴를 기록한 뒤, 7회에도 전준우와 윤동희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레이예스를 1루수 포구 실책, 나승엽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두 번째 득점권 위기를 맞이했고 한화가 박상원을 투입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박상원이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하면서 와이스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롯데전 와이스는 투구수 94개를 기록했고 60개를 존 안에 집어넣었다. 평균 구속 148.3km/h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롯데 타선을 공략했다.

롯데전 호투로 와이스는 8월 등판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와이스는 8월 5경기 3승 2패 37탈삼진 평균자책점 2.30(31⅓이닝 8자책)으로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월간 탈삼진 2위·다승 공동 3위·이닝 4위·평균자책점 5위에 이름을 올리며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WHIP(이닝당 안타 및 볼넷 허용률)는 0.93으로 3위, K/9(9이닝당 탈삼진 수)는 10.63으로 4위를 마크하는 등 세부 지표도 훌륭했다. 이 정도면 월간 MVP급 성적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와이스가 '대체 외인' 신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미국 독립리그 하이 포인트 락커스에서 활약하던 와이스는 지난 6월 17일 한화에 입단했다. 총액 10만 달러에 6주 계약으로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리카르도 산체스를 대신해 한국 땅을 밟았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입단한 와이스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KBO리그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해당 제도가 올해부터 도입돼 아직 전환 사례도 없었다. 막연한 상황에서 와이스는 6경기 1승 1패 32탈삼진 평균자책점 4.18, 해당 기간 한화 선발 중 류현진 다음으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사상 첫 정식 계약 전환 사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8월 들어 독수리 군단의 새로운 에이스로 우뚝 서며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한때 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는 이제 가을야구를 꿈꿀 수 있게 됐다. 7월까지 43승 53패 2무로 8위에 그쳤던 한화는 8월 14승 8패로 선전하면서 5위 KT 위즈를 1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한화는 29일 롯데전을 끝내고 31일 홈에서 KT와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한 와이스의 공이 컸다.



사진=OSEN,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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