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미디어데이] ''ACL 진출 시 비행기표 쏜다!'' 여섯 감독 파격 공약…미디어데이 이모저모 [종합]
입력 : 2024.10.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상암(누리꿈스퀘어)] 배웅기 기자= K리그가 매년 최고 인기를 경신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소재 누리꿈스퀘어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이번 미디어데이는 파이널A에 진출한 6개 구단(울산 HD, 김천상무, 강원FC, 포항스틸러스, FC서울, 수원FC) 감독과 대표 선수가 참석했다. 사전 이벤트를 통해 선정된 팬 120명이 함께했다.

미디어데이 현장은 여느 때보다 화기애애했다. 팬들은 아무리 라이벌 팀 선수일지언정 같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추억을 공유했고, 본 행사에서는 각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가 화려한 입담을 뽐내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기자 질의응답 시간에는 여섯 감독이 목표 달성에 따른 이색 공약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우승하면) 왕관을 한 서른 개 사서 선수들에게 씌워주겠다"며 콘텐츠를 예고했고, 정정용 김천 감독은 "팬분들과 교감하는 시간이 있으면 한다. 저희는 어차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를 나가지 못하니 내년에 적극적으로 소통해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정환 강원 감독은 "울산 감독 시절 공약으로 머리 염색을 한번 한 적이 있다.(웃음) 팬분들이 정해주시면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전했고, 박태하 포항 감독은 "제 생각을 정정용 감독님이 먼저 말씀하셨다. 감독 입장에서 팬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이루면 간담회 형식으로 팬분들을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 또한 팬들에게 선택을 맡겼다.

가장 파격적인 공약을 내건 감독은 김은중 수원 감독이다. 김은중 감독은 "저희가 파이널A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해서 공약도 미처 떠오르지 않는다. ACL을 진출하면 구단 역사상 최초다. 그렇게 된다면 원정 경기 때 제가 직접 팬분들을 모시고 싶다"고 대답해 수원FC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 이하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 질의응답.

- 파이널 A 진출 소감 및 각오.

수원FC 김은중 감독: 수원FC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준 팬분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가 여기 있을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남은 다섯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보면 저희가 가장 부담이 없는 것 같다. 우승에 도전하는 팀들은 저희부터 넘어야 하지 않을까.

수원FC 이용: 올해 한 경기, 한 경기 간절하게 뛰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남은 다섯 경기도 간절하게 뛰어 ACL 진출 티켓을 얻을 수 있게끔 하겠다.

서울 김기동 감독: 서울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5년이 걸렸다. 저도 팀을 옮기고 시작은 힘들었다. 팬분들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감독인 저에게 끊임없는 지지와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셨기 때문에 여기 앉아있는 것 같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드린다. 제가 원하는 1차 목표는 이뤄졌다. 선수들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 심리적으로 안정된 것 같고,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하다 보면 2차 목표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서울 린가드: 올 초 서울에 합류하면서 이번 시즌이 얼마나 중요한 시즌인지 알고 있었다. 팀이 5년 동안 파이널B에 머물렀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고, 파이널A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고 싶었다. 초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굉장히 힘들었다. 팬분들의 응원 덕분에 위기를 견딜 수 있었다. (김기동)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진, 동료들 또한 멋진 시즌을 보내게끔 도와줬다. 매 훈련 100%로 임하고 있다. 남은 다섯 경기 역시 열심히 하겠다.

포항 박태하 감독: 개막 직전 미디어데이 때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포항이 파이널A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하시는 분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의 땀과 노력, 팬분들의 열정적인 응원으로 이 자리에 있게 됐다. 앞으로 다섯 경기가 남아있고, 최선을 다해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

포항 김종우: 시즌 초반에 저희를 주목하는 팀이 사실 없었다. (박태하) 감독님 믿고 따르면서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파이널A에 오게 됐다. 수원FC전부터 해서 차근차근 좋은 결과를 내다 보면 원하는 목표에 가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원 윤정환 감독: 지난 시즌 중반부터 강원을 맡고, 강등 위기를 극적으로 벗어나면서 올해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튀르키예 동계훈련부터 시작해 굉장히 힘든 훈련을 했었고, 자신감 있게 준비했다. 많은 분이 강원을 강등 1순위 후보로 꼽았다. 그 기대를 저버리게 돼 조금 아쉽지만(웃음)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분위기를 탈 수 있었고, 나르샤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파이널A에 오게 됐다. 옆에 (황)문기가 있지만 국가대표도 나왔고, 어린 선수도 배출했다. 기세를 이어 마지막까지 역사를 써 보이려고 한다.

강원 황문기: 이런 자리가 처음이다. 팀의 목표는 남은 다섯 경기가 아닌 당장 FC서울부터 잘 준비하는 것이다. 즐겁고, 재밌는 경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김천 정정용 감독: 조금 전 저희 팬분을 만났는데 '올해 할 거 다했다'고 하셨기 때문에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웃음) 수원FC보다 저희가 더 부담이 없는 것 같다. 목표는 이번 시즌 이겨보지 못한 울산, 서울을 잡아보는 것이다.

김천 김민덕: '김천 와서 뭐하러 열심히 해', '열심히 하면 뭐가 있어' 이야기 많이 들었다. 하지만 저희는 군인이면서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장에 들어가면 최선을 다해 뛰고 싶어 하는 마음밖에 없다. 이기는 경기 보여드리겠다.

울산 김판곤 감독: 지난 두 시즌 챔피언으로서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2년 전 오늘(10월 16일)이 17년 만의 리그 우승을 결정한 날이라고 들었다. 좋은 의미를 받아 우승하고, 처용전사에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울산 김기희: 새로운 감독님이 오셨고, 3연패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체로 영광스럽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희 팬분들이 '우승'이라는 단어를 말씀하지 못하고 '그거'라고 표현하시더라. 저희가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을 갖고 남은 일정에 임하면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여담이지만 김천이 부담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사람이 간절하면 얼마나 무서운지 울산이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 목표 달성의 최대 분수령을 꼽자면.

울산 김판곤 감독: 김천이 발톱을 드러냈고, 강원이 발톱을 숨긴 것 같다. 가장 가까이 있는 김천전이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천은 에너지 있고, 단단한 팀이다. 상당히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우리도 약점을 노출했지만 잘 보완하고, 반드시 승리해 우승을 향한 초석을 만들겠다.

김천 정정용 감독: 나머지 네 팀은 아마 저희를 응원할 것이다. (울산전이)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울산은 좋은 팀이다. 김판곤 감독이 원하는 축구, 주도적이고 지배적인 축구를 한다. 그날만큼은 결과만 내겠다.

강원 윤정환 감독: 응원하겠다.

- 순위 경쟁팀 선수 중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서울 김기동 감독: 3선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김)종우가 와서 다섯 경기를 조금 해줬으면 좋겠다.

포항 김종우: 포항에서 열심히 하겠다.

포항 박태하 감독: 이야기 나온 김에 이 자리에서 린가드와 트레이드를 하는 게 어떤가.

서울 김기동 감독: (김종우를 바라보며) 그냥 포항에 살아라.

수원FC 김은중 감독: 올 시즌 서울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린가드를 데려오면 서울 전력이 많이 약해질 것이다.

강원 윤정환 감독: 저도 린가드다. 시즌 초반에 강원 원정을 온다고 했을 때 기대감이 굉장히 컸다. 그런데 그때 부상으로 오지 못해 아쉬웠다. 이번에 영입한다면 팬분들의 눈이 즐거울 것이다.

김천 정정용 감독: 린가드를 부르겠다. 린가드도 입대해 짬밥(군대 밥)을 먹어봐야 한다. 흥행 측면에서 봤을 때 한번 와주는 게 좋겠다.

린가드: 많은 분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서울에서 우승하고 싶다.

울산 김판곤 감독: 흐름이 린가드 같다.(웃음) 저는 승점 6점 차로 따라오는 강원 전력을 약화시켜야 한다. 황문기를 빼오고 싶다.

강원 황문기: 강원에서 정말 행복하고,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울산을) 바라보기만 하며 강원에 남겠다. 죄송하다.

- 김기동 감독과 김준호(김천)의 부자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까.

김천 정정용 감독: 고민이 된다. 저희만의 방법을 찾아보겠다. 전략 노출이 될 수 있으니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겠다.

서울 김기동 감독: 흥행을 위해 내보내 주시지 않을까 기대한다. 부담 없다고 하셨으니 부탁드린다.


- 올 시즌을 치르며 아쉬운 점, 보완할 점이 있다면.

울산 김판곤 감독: 부임 후 다득점 경기를 많이 해보지 못했다. 남은 경기는 다득점이 나올 수 있도록 공격을 보완하고, 수비 역시 단단히 준비하겠다.

김천 정정용 감독: 공격 3분의 1지역 마무리가 늘 숙제인 것 같다. 결론적으로 골을 많이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포인트 갖고 집중적으로 훈련하겠다.

강원 윤정환 감독: K리그가 독특하게도 다득점 우선 제도를 택한다. 다양성을 토대로 공격 활로를 찾고 있다. 역습 보완을 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상대 공격을) 대처하는 법도 잘 준비하겠다.

포항 박태하 감독: 경기 막바지 세트피스 집중력을 가다듬겠다.

서울 김기동 감독: 시즌 초반에 비해 기복이 많이 줄은 편이기는 하다. 전후반 경기력이 상당히 차이가 났다. 지금도 편차를 줄이는 게 우선이고, 자연스레 내년에도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FC 김은중 감독: 전술 유연성을 갖추고자 한다. 선수 구성에 있어 올 시즌 내내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남은 경기는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전술 다양성을 시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린가드 선수, 월드 스타로서 K리그를 추천하고 싶은 동료 선수가 있는지 궁금하다.

서울 린가드: 폴 포그바(유벤투스)를 데려오고 싶다.


- 각 팀의 어떤 선수가 파이널 라운드의 히든카드로 활약하게 될까.

포항 김종우: 안 좋은 쪽으로 이야기해도 되는 것인가?(웃음) 홍윤상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나이에 맞지 않게 대범한 플레이를 한다.

김천 김민덕: 입단 동기 유강현이 골을 넣어 팀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울산 김기희: 주민규가 제대로 활약해 줄 것 같다. 골 침묵이 길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일을 내지 않을까 싶다.

강원 황문기: 양민혁을 꼽겠다. 경기력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사고를 한번 치겠다고 느꼈다.

서울 린가드: 모든 선수가 준비돼있다. 시즌 초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모두가 사고 칠 것이라고 믿는다.

수원FC 이용: 저희도 모든 선수가 사고를 칠 것이다.

강원 황문기: 답변을 수정하겠다. 저희는 모든 선수, (윤정환)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진이 사고를 칠 준비가 돼있다.

- 감독님들이 각자 원하는 목표를 이뤘을 때 팬분들께 선물하고 싶은 공약이 있을까.

울산 김판곤 감독: (우승하면) 왕관을 한 서른 개 사서 선수들에게 씌워주겠다.

김천 정정용 감독: 팬분들과 교감하는 시간이 있으면 한다. 저희는 어차피 ACL을 나가지 못하니 내년에 적극적으로 소통해 봤으면 좋겠다.

강원 윤정환 감독: 울산 감독 시절 공약으로 머리 염색을 한번 한 적이 있다.(웃음) 팬분들이 정해주시면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

포항 박태하 감독: 제 생각을 정정용 감독님이 먼저 말씀하셨다. 감독 입장에서 팬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이루면 간담회 형식으로 팬분들을 찾아뵙고 싶다.

서울 김기동 감독: 아직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팬분들이 공약을 추천해 주시면 충실히 이행하겠다.

수원FC 김은중 감독: 저희가 파이널A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지 못해서 공약도 미처 떠오르지 않는다. ACL을 진출하면 구단 역사상 최초다. 그렇게 된다면 원정 경기 때 제가 직접 팬분들을 모시고 싶다.


- 34라운드 맞대결이 예정된 대표 선수 간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아달라.

포항 김종우: 요새 즐겨보시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수원FC 이용: '흑백요리사'를 즐겨 봤다.

포항 김종우: 저도 재밌게 봤다. 그런데 또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가 있다. 제가 주연으로 나오는 '태하드라마'다. 이번 주 금요일 1열에서 직관해 보셔라.

수원FC 이용: (김)종우가 드라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집에서 드라마만 봐라. 저는 딱히… (질문이 없다.) 종우가 잦은 부상이 많았다. 남은 다섯 경기는 부상당하지 않고 잘 마무리하길 바란다.

김천 김민덕: (김)기희 형 군 면제로 알고 있는데 입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울산 김기희: (김)민덕이가 군 생활이 많이 힘든가 보다. 대신 입대할 생각은 없다. 군 생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김천 김민덕: 제가 내년 7월 전역이다.

울산 김기희: 안 보인다는 말이 있던데. 군 생활 부상 없이 잘 마치길 바란다. 민덕이가 사회에 나온다고 되게 들떠있더라. 나와서 즐길 시간 아닌 것 같고, 빠르게 들어가서 훈련에 매진하길 바란다. 민덕이는 5년 전 어린 선수로 처음 만났다. 이렇게 성장한 모습 보니 대견하다. 하지만 19일에는 살살 뛰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천 김민덕: 제 무덤을 제가 판 것 같다. 군인정신, 수사불패 정신으로 이기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강원 황문기: 린가드는 저를 잘 모를 것 같다. 강원 원정 올 때 (김기동) 감독님 없이 오기 vs 감독님 오는 대신 본인이 오지 않기. 팀워크를 망치기 위한 밸런스 게임이다.

서울 린가드: 감독님 없는 팀을 선택하겠다. 강원도는 살기 어떤가.

강원 황문기: 정말 좋아서 린가드가 오면 태닝도 할 수 있다. 좋은 바다와 산도 있다.

서울 린가드: 맛있는 식당을 추천해 줄 수 있는가. 이기고 나서 팀이랑 먹으러 갈 생각이다.

강원 황문기: 추천해 줄 데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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