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손해가 있나...5이닝 66구 던진 원태인 못쓰고 사실상 더블헤더, 삼성에겐 최악의 '가을비' 됐다
입력 : 2024.10.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에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단비'가 될 줄 알았던 가을비는 서스펜디드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삼성과 KIA 타이거즈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서 맞대결을 펼쳤다. 경기는 6회 초 삼성의 공격 중 우천으로 인해 더 이상 경기를 재개할 수 없다고 판단, 포스트시즌 경기에서는 처음으로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KBO) "1차전 경기는 22일 오후 4시부터 경기가 중단된 6회 초 삼성 공격 노아웃 1, 2루 상황에서 재개된다. 경기가 9회 종료 시 동점인 경우에는 연장전이 실시된다"며 "2차전은 1차전 경기가 종료된 1시간 이후에 시작된다. 단, 1차전이 오후 5시 30분 이전에 종료될 경우는 2차전은 예정대로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고 향후 한국시리즈 진행 계획을 밝혔다.

이날 1차전을 앞두고 광주 지역에는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당초 오후 5시에서 오후 8시로 예보가 미뤄졌지만, 기상청은 이후 밤까지 비가 계속되고 22일에도 강수확률 60% 이상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 입장에서는 1차전이 열리지 않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2차례 우천 순연으로 일정이 밀려 4차전을 마치고 하루 휴식 후 바로 한국시리즈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기예보대로 비가 내려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 우천 순연된다면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과 4차전에 등판한 데니 레예스가 더 많은 휴식을 취하고 3차전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혹은 1차전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뒤 2차전만 순연되더라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원태인은 정상 컨디션으로 등판하고 레예스의 휴식 시간이 확보되는 그림은 나쁠 것이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을비는 삼성에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몇 차례 방수포를 펼쳤다 걷기를 반복한 끝에 어렵게 강행된 1차전은 KIA 제임스 네일(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6탈삼진 1실점)과 원태인(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팽팽한 흐름은 6회 초 김헌곤의 선제 솔로포 한 방으로 깨졌다. 호투하던 네일은 르윈 디아즈에게 볼넷을 내준 뒤 장현식으로 교체됐다.



장현식마저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줘 삼성은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김영웅의 타석에서 초구 볼이 선언된 이후 경기는 중단됐다. 삼성으로서는 흔들리는 장현식을 상대로 빅이닝을 만들 기회를 눈앞에 두고 흐름이 끊겼다. 빗줄기는 멈추지 않고 더욱 거세졌다. 결국 경기는 재개되지 못하고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삼성은 공격 흐름이 끊어진 것뿐만 아니라 투수 운용도 꼬였다. 비로 경기가 중단되지 않았다면 '에이스' 원태인이 5회까지 단 66구를 던지는 효율적인 투구로 KIA 타선을 제압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발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불펜 투입을 최소화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애매한 상황에서 경기가 중단되는 바람이 호투하던 원태인을 5이닝밖에 활용하지 못하게 됐다. 게다가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으로 남은 4이닝에 불펜을 투입 한 뒤 짧은 휴식 후 곧바로 2차전이 열리는 사실상 더블헤더에 가까운 경기 편성으로 체력적인 부담이 커졌다.

비가 내린다면 경기가 열리지 않는 게 최선이었고, 시작됐다면 승패를 확실히 가린 상태로 마무리되는 것이 삼성에는 베스트였다. 그러나 호투하던 에이스는 최소 이닝을 소화한 뒤 더 이상 던질 수 없는 아까운 상황이 됐고, 공격 흐름마저 끊어져 버렸다. 야속한 가을비는 삼성에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사진=뉴스1, 뉴시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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