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류현진·김광현·양현종 잇는 국대 좌완 꿈꿨는데...손주영, 팔꿈치 부상 진단 '날벼락'
입력 : 2024.10.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투혼을 불살랐던 LG 트윈스 좌완 영건 손주영(26)이 팔꿈치 부상 진단을 받았다.

LG는 22일 "손주영은 MRI 및 병원 검진 결과 왼쪽 팔꿈치 굴곡근 및 회내근 1도 좌상 진단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어 "프리미어12 참가 여부 관련하여 대표팀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LG 구단은 손주영의 대표팀 합류 여부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사실상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제 막 선발로 풀타임 첫 시즌을 소화하면서 리그 정상급 좌완 투수로 도약한 손주영을 무리하게 선발해 부상이 더 심해진다면 LG는 물론이고 멀리 내다봤을 때 대표팀에도 손해가 될 수밖에 없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큰 기대를 받으며 LG 유니폼을 입은 손주영은 입단 8년 차를 맞은 올 시즌 잠재력이 만개했다. 28경기(선발 27경기)에 등판해 9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의 성적을 기록하며 봉중근 이후 맥이 끊겼던 LG의 새로운 토종 왼손 에이스로 떠올랐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전체 8위이자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66)에 이어 국내 투수 2위, 한화 이글스 류현진(3.87)을 제치고 국내 좌완 선발 1위를 기록했다.

'리그 최강 5선발'로 맹활약한 손주영은 지난 9월 12일 KBO 전력강화위원회가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에 제출한 프리미어12 '팀 코리아' 예비 명단 60명에 이름을 올렸다.



첫 풀타임 시즌에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국가대표팀 예비 명단에도 승선한 손주영은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했다. 가을야구 데뷔전이었던 지난 8일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서 최원태의 뒤를 이어 등판한 손주영은 5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6-5 역전승에 기여했다. 눈부신 역투를 펼친 손주영은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데일리 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준PO 5차전에서도 임찬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손주영은 2이닝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4-1 승리와 플레이오프(PO) 진출이 큰 공헌을 했다. 준PO 2경기 성적은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완벽 그 자체였다.



불펜으로 너무 많은 힘을 쏟은 탓일까. 준PO의 상승세는 PO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PO 2차전 선발로 나선 손주영은 4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일 휴식 후 선발 등판으로 떨어진 구위에 수비의 도움까지 받지 못하며 무너졌다.

19일 열린 4차전에서는 디트릭 엔스의 뒤를 이어 7회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으로 또다시 패전을 기록했다. 투구 내용보다 더 아쉬운 건 부상이었다. 손주영은 피홈런 이후 전병우와 이재현을 아웃 처리한 뒤 어딘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결국 더그아웃을 향해 손을 들어 몸 상태의 이상을 호소한 손주영은 트레이너, 코치와 이야기를 나눈 뒤 자진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손주영은 포스트시즌을 마친 뒤 검진결과 팔꿈치 좌상 진단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 시즌을 마친 소감과 함께 몸 상태에 대해서도 밝혔다.

손주영은 "팬분들 앞에서 제대로 투구하기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오래 걸린 만큼 오랫동안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던지겠다. 기다려주신 LG 트윈스 팬분들 그리고 LG 트윈스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며 "이번 시즌 많은 경험을 했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내년 시즌 더 잘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잘 준비하겠다. 그리고 로테이션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건강하게 던질 수 있게 도와주신 트레이닝 파트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팔 상태는 잘 쉬면 빠르게 좋아지는 상태라서 내년 시즌 준비에 문제없다. 몸 잘 만들어서 2025시즌에 뵙겠다"며 큰 부상이 아니라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본격적으로 세대교체에 나선 '팀 코리아'는 그동안 대표팀 단골이었던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좌완 트리오에서 벗어나 새로운 국대 좌완 선발을 찾고 있다.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냈지만, 부상으로 이번 엔트리에는 포함되지못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훈련 소집 인원 35명 명단에 선발된 왼손 투수는 손주영과 최승용(두산 베어스), 곽도규와 최지민(KIA)까지 총 4명이다. 그중 선발 자원은 손주영과 최승용 2명이다. 손주영이 부상으로 이탈할 경우 좌완 선발투수는 최승용밖에 남지 않는다.

이번 대회는 규정에 따라 개막전까지 최종 엔트리 추가 교체가 가능하다. 전력강화위원회는 포스트시즌 및 소집 훈련 기간 동안 각 선수를 집중적으로 살펴 28명의 최종 참가 선수를 확정할 예정이다. '류-김-양'의 뒤를 이를 차세대 왼손 에이스로 주목받은 손주영의 부상으로 '팀 코리아'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사진=뉴스1,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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