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피했지만 '1일 2경기' 부담 여전...서스펜디드에 뿔났던 박진만 감독, 이번에는 웃을 수 있을까
입력 : 2024.10.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여전히 하루에 2경기를 치르는 일정은 부담스럽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분노했던 박진만 감독이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오후 4시부터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및 오후 6시 30분으로 예정된 2차전이 23일로 순연됐다"고 밝혔다.

KBO는 "정상적인 경기 개최를 위한 그라운드 정비 시간이 약 3시간 이상으로 예상돼 오후 4시 정상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됐다. 또한 오후부터 기상청의 비 예보가 있어 두 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지난 21일 열린 1차전이 6회 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자 박진만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비 예보가 있던 상황에서 경기가 강행됐고, 결과를 내지 못한 채 중단돼 삼성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손해가 컸다.

무사 1, 2루에서 상대 투수가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빅이닝을 가져갈 찬스였으나 공격의 흐름이 끊기고 말았다. 가장 큰 타격은 선발투수 원태인이 5이닝을 66구로 막으며 완투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경기가 중단되면서 에이스 카드를 허무하게 날렸다는 점이었다.




만약 22일 경기가 그대로 진행됐다면 삼성 입장에서는 크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삼성은 코너 시볼드가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면서 확실한 선발카드가 모자라다. 플레이오프서 2경기를 던진 데니 레예스는 3차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2차전은 많은 불펜의 소모가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22일 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을 이어서 치렀다면 힘겨운 싸움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우천 순연이 결정된 뒤 박진만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어제(21일) 일은 제 마음 속에 있는 소신 이야기를 다 했다. 그걸로 넘어가면 된다. 우리가 부상 선수들이 있다 보니 민감한 부분이 있었다. 양쪽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지나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그나마 하루 더 휴식을 취하면서 1차전 투구 수가 66구에 그친 원태인이 26일로 예정된 4차전 선발로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서 7이닝 110구 역투를 펼친 레예스도 5일 휴식을 취하고 25일 3차전에 출격할 수 있게 돼 선발진 운용은 숨통이 트였다.



다만 여전히 삼성은 불리한 입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 일정은 밀렸지만, 하루에 2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은 사라지지 않았다. 삼성은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투수가 총 13명으로 KIA(14명)보다 한 명 적다. 부상으로 선발 출전이 어려운 구자욱을 대타로 활용할 경우 대수비, 대주자 활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플레이오프 명단에서 이호성을 제외하고 외야수 김현준을 포함했다. 상대적으로 KIA에 비해 불펜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삼성은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1차전 남은 4이닝에 필승조를 총동원한 뒤 곧바로 2차전에서 또 불펜을 가동해야 한다.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선도 안방마님 강민호(39)의 체력 문제도 우려된다. 강민호는 플레이오프 4경기를 모두 선발로 출전해 경기 후반까지 소화했으며, 1차전서 비가 내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원태인과 호흡을 맞췄다. 23일 사실상 더블헤더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1차전을 치른 뒤 2차전에 바로 출전해야 한다. 만약 2차전도 경기가 박빙의 양상으로 이어져 강민호를 교체하기 어려워진다면 체력 부담은 배가 될 수밖에 없다.

1차전 서스펜디드 선언으로 최악의 상황에 몰릴 뻔했던 삼성은 22일 우천 순연으로 한숨 돌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부담을 안고 싸워야 하는 처지다. 과연 삼성이 야속한 하늘의 방해를 이겨내고 박진만 감독이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뉴스1, 뉴시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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