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타수 무안타 4삼진 실화냐...'PS 통산 홈런 2위' 박병호, 끝내 터지지 않은 국민 거포의 한 방→KS 통산 타율 0.141 '악몽'
입력 : 2024.10.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끝내 기대했던 한 방은 터지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 거포' 박병호(38)가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침묵했다.

박병호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서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부진했다. 지난 21일 진행됐던 5회까지의 성적을 포함하면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2차전에서도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한 박병호는 2경기 9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삼성 타선의 '혈막'이 되고 말았다.

1차전서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2회 유격수 땅볼, 4회 삼진을 기록했던 박병호는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6회 득점권 찬스에 3번째 타석을 맞았다.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 초 무사 1, 2루에서 재개된 경기는 김영웅의 보내기 번트가 실패로 돌아갔으나 1사 1, 2루의 기회는 이어졌다.

박병호는 전상현의 3구 연속 슬라이더를 공략하지 못하고 볼카운트 2-1의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결국 4구째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날아오자 배트를 멈추지 못했고, 체크 스윙이 인정돼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삼성은 윤정빈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이재현이 투수 땅볼로 물러나 절호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8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병호는 곽도규를 상대로 볼을 골라내며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갔다. 6구째 146km/h 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을 파고들자, 박병호는 힘껏 공을 밀어 쳐 외야로 보냈다. 하지만 높게 뜬 타구는 담장을 넘기지 못하고 우중간 워닝 트랙에서 우익수에게 잡혀 아웃됐다.

삼성은 7회 말 임창민의 폭투 2개로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2점을 더 내줘 1-4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8회 말에는 김태군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해 결국 1-5로 KIA에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2차전에서도 박병호의 방망이는 살아나지 않았다. 선발 황동재가 1회에만 5점을 내줘 0-5로 삼성이 뒤진 2회 초 박병호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았다.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박병호는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141km/h 패스트볼을 때려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4회 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다시 양현종을 만난 박병호는 초구 높은 코스의 139km/h 패스트볼을 공략해 날카로운 타구를 만들었으나 좌익수 정면으로 날아가 잡히고 말았다. 6회 초 양현종과 3번째 대결을 펼친 박병호는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136km/h 패스트볼을 당겨쳐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양현종에게 꽁꽁 묶인 박병호의 방망이는 투수가 바뀐 뒤에도 살아나지 못했다. 삼성이 2-7로 뒤진 8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장현식을 상대로 볼 하나만을 골라내고 3번의 헛스윙 끝에 삼진을 당했다.



삼성은 9회 초 2아웃 이후 뒤늦게 반격했다. 르윈 디아즈와 강민호의 연속 안타로 만든 2사 1, 2루 찬스서 김영웅이 적시타를 터뜨려 3-7로 쫓아갔다. 이어지는 2사 1, 2루에서 박병호는 5번째 타석을 맞았다.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슬라이더 2개를 지켜본 박병호는 2-0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144km/h 한가운데 패스트볼에 2구 연속 파울을 만들었다. 볼카운트는 2-2 타자에게 불리한 상황으로 바뀌었고, 결국 박병호는 5구째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오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장식했다.

올 시즌 한때 은퇴까지 고려했던 박병호는 KT 위즈에서 삼성으로 트레이드 이적 후 부활에 성공했다. 트레이드 전 KT서 44경기 타율 0.198(101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 OPS 0.638로 부진했던 그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76경기 타율 0.245(249타수 61안타) 20홈런 60타점 OPS 0.839로 살아났다. 타율은 낮았지만, 중요한 순간 특유의 파워를 뽐내며 다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가을야구가 시작되자 박병호의 방망이는 꽁꽁 얼어붙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231(13타수 3안타) 5삼진으로 부진했다. 안타 3개는 모두 단타에 그쳤고 타점도 없었다.

삼성은 정규시즌 KIA를 상대로 14경기 타율 0.267(45타수 12안타) 6홈런 14타점 OPS 1.024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박병호가 한국시리즈서 반등하길 기대했다. 구자욱이 부상으로 선발 출전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의 역할이 더욱 중요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2경기 모두 침묵했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들어오는 공에도 연신 헛스윙했고, 잘 맞은 타구도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통산 66경기서 역대 공동 2위(SSG 랜더스 최정)에 해당하는 13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 1개만 추가하면 역대 1위 이승엽(14홈런)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박병호는 가을야구에서 화끈한 홈런포로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었다. 다만 13홈런 중 9홈런이 준플레이오프(통산 22경기 타율 0.342 19타점 OPS 1.176)에 몰려있으며, 플레이오프(21경기 타율 0.218 1홈런 4타점 OPS 0.604)와 한국시리즈(17경기 타율 0.141 2홈런 5타점 OPS 0.506)에서는 극도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루에 1, 2차전을 모두 패한 삼성은 대구로 돌아가 25일 3차전, 26일 4차전을 치른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라이온즈파크에서 승부가 펼쳐지는만큼 박병호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졌다. 과연 박병호가 무안타 침묵에서 깨어나 삼성의 반격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뉴스1,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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